박지원 “박근혜, 유리한 얘기일때만 고개들고 말해”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16일 10시 04분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사회보장기본법 개정을 위한 공청회를 여는 등 차기 대통령선거를 염두에 둔 복지행보를 본격화하자 민주당이 16일 박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고위정책회의에서 "(박 전 대표는) 이번에 날치기 예산으로 인해 그 많은 복지예산이 완전히 삭감될 때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혹시 '박근혜표 복지'는 예산이 필요 없는 복지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박 전 대표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중요한 이슈가 있을 때는 일체의 언급을 하지 않으면서 유리한 얘기일 때는 고개를 들고 말한다"며 "4대강 문제를 국민의 70%가 반대하고 4대 종단과 학자들이 반대할 때 박 전 대표는 무슨 말을 했는가"라고 비난했다. 이어 "박정희 전 대통령이 유신헌법을 제정하면서 '한국형 민주주의'라고 들고 나왔다. 한국형 민주주의가 유신독재로 나타났듯이 박근혜표 복지는 무엇으로 나타날까 참으로 궁금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친박근혜(친박)계 의원들은 민주당이 박 전 대표의 복지 정책이 민주당 등 진보진영의 정책보다 더 주목받는 것을 우려해 과잉반응을 보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 친박계 의원은 "박 전 대표의 '사회보장기본법 전부개정안'을 2012년 대선 공약으로 인식하고 공격한 것 같다"며 "법안의 세부 내용도 공개되기 전에 비판하는 것을 보니 민주당이 급하긴 급한 모양"이라고 말했다. 친박계는 특히 박 전 대표가 미디어법, 세종시 문제 등 민감한 정치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분명한 의견을 제시했음에도 박 원내대표가 "중요한 이슈가 있을 때에는 일체 언급을 안 한다"고 비판한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반응이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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