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자들, 中6자제안에 ‘우리의 기본입장’ 응수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28일 21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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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입장에 맞춰 신중히 검토".."대화재개 동력 손상된 상황"

내달초 워싱턴 한미일 3자협의 주목

정부 당국자들은 28일 중국의 `6자긴급협의' 제안에 대해 신중한 반응 속에서도 정부 내부의 기류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외교적 수사'를 구사했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28일 기자들과 간담회에서 중국의 제안에 대해 "우리의 기본입장에 맞춰 신중히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통상부 김영선 대변인이 이날 논평에서 "매우 신중하게 검토돼야 할 것"이라고 밝힌 것과 비슷한 맥락이지만 '우리의 기본입장'이 추가됐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한국이 그동안 6자회담 재개와 관련해 견지해왔던 기본 입장을 잘 살펴보면 한국 정부의 '중국 제안'에 대한 입장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로 해석됐다.

정부는 6자회담을 통해 북한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6자회담을재개하기 위한 여건 조성이 우선돼야 하며, 이를 위해 남북대화를 위시해 6자의 틀 내에서 각종 양자.다자 차원의 협의를 추진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즉, 최근 북한이 경수로 건설 현장과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한데 이어 연평도 포격 도발로 회담 재개 여건 조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이에 따라 중국 측의 제안을 신중하게 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인 셈이다.

고위당국자는 또 "현재는 대화와 제재를 병용해 (대화 재개를 위한) 여건을 만들어보려다 동력이 손상된 상황"이라며 "제재가 살아나려는 국면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회담이 열리는 것에 매달리지 않아야 할 것"이라면서 "비핵화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측 제안에 신중히 반응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6자회담 재개를 위해서는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구체적인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위당국자는 북한의 연평도 무력도발이 6자회담의 의제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6자회담의 장이라는 게 연평도 문제를 논의하기에 적절한 장인지 잘 모르겠다"며 "얼마나 유용하고 유익할지 검토해보겠다"라고 답했다.

당국자들은 특히 향후 정부의 구체적인 입장 표명과 관련해 내달초순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할 예정인 한미일 3국 외교장관회담이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양국과의외교협의에 주력해나갈 계획이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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