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투르 드 DMZ-서울 D-3]첫 DMZ 완전횡단 코스… 세계가 함께 ‘평화의 페달’ 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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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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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가지 않은 자전거길이 열린다. 이 길을 질주하기 위해 전 세계 정상급 선수 102명이 이곳에 집결한다. 22일부터 24일까지 사상 최초로 비무장지대에서 펼쳐지는 2010 투르 드 DMZ-서울(서울시 육군 강원도 경기도 대한사이클연맹 동아일보 공동주최)이 바로 그 영광스러운 무대다.

1968년부터 30년간 아시아 최고 권위를 자랑했던 동아사이클대회가 지난해 투르 드 서울로 재탄생해 사상 최초로 서울 도심에서 펼쳐진 데 이어 올해는 한반도 분단의 상징인 DMZ에서 열린다.

총거리 476km로 지난해보다 거리만 4배 가까이 늘었고 대회도 사흘에 걸쳐 열린다. 독일 국가대표 사이클 팀을 비롯해 해외 10개 팀, 국내 7개 팀이 총상금 1억 원을 놓고 경쟁한다. 22일 오전 10시 강원 고성군 통일전망대를 출발한 사이클 대오는 미시령∼을지 전망대∼평화의 댐∼철원평야∼통일대교를 지나 지난해와 같이 24일 서울 도심 구간을 관통한다. 명실상부한 도로 일주 사이클 대회로서 위용을 갖췄다는 평가다.

특히 6·25전쟁의 상흔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DMZ 코스는 지구촌의 관심 대상이다. 양구 ‘피의 능선(Bloody Ridge)’, 양구와 인제 사이의 ‘단장 능선(Heartbreak Ridge)’, 오성산과 김화 사이의 ‘저격 능선(Sniper Ridge)’, 철원 평강 김화의 철의 삼각지, 철원 서북쪽에 있는 백마고지 등을 지난다.

사람들의 발길이 없었던 만큼 최고의 친환경 청정 레이스를 만끽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 곳곳에는 비무장지대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포인트들이 즐비하고 길가에선 ‘지뢰 위험’ 표지판을 발견할 수 있다. 민간인의 출입이 제한되는 지역이지만 대회 취지를 공감한 육군의 적극적인 협조와 조정으로 가능해졌다.

도로 일주 사이클 대회에선 늘 차량 안전 문제가 도마에 오르지만 2010 투르 드 DMZ-서울에선 그럴 염려가 없다. 민간 차량이 거의 없기 때문. 대회 주최 측은 “낙후한 도로의 정비를 마쳤다. 그 어느 때보다 안전한 레이스가 진행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2010 투르 드 DMZ-서울에선 산악 구간이 신설됐다. 선수들은 도로 구간을 지나다 3번의 산악 구간을 통과해야 한다. 대회 첫째 날 을지전망대(995m), 미시령 옛길(728m)과 이틀째 말고개(515m) 구간이다. 산악 구간 우승자와 우승 팀에는 추가 상금 500만 원이 주어진다.

침묵만이 흐르던 DMZ에 사이클 전사들의 은륜(銀輪) 소리가 퍼질 날(22일)이 이제 3일 남았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DMZ(Demiliterized Zone) ::

비무장지대로 군사시설의 설치가 금지된 구역을 말한다. 휴전협정에 따라 휴전선에서 남북으로 각각 2km까지 비무장지대로 설정됐다. 군사정전위원회의 허가 없이는 출입이 통제된다. 판문점은 군사정전위원회와 중립국 감시단이 함께 있는 공동 경비 지대다. 비무장지대는 57년간 출입통제 구역이었기 때문에 자연 상태가 잘 보존되어 있어 희귀 동식물의 보고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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