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3대세습 체제로]‘김정은 대장’ 의미

동아일보 입력 2010-09-29 03:00수정 2010-09-29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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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권부 軍에 김정은 입지 마련… ‘先軍정치 지속’ 메시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노동당 대표자회 개최를 하루 앞두고 3남 김정은 등 6명에게 대장 칭호를 부여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군 고위 인사를 단행한 것은 김정은에게 자신이 구축한 선군(先軍)체제의 후계자라는 정통성을 부여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또 노동당 조직의 재건에 앞서 군부에 힘을 실어 주고 군부가 김정은의 지지 그룹이 되어 달라는 메시지도 담긴 것으로 관측된다.

○ 김정은을 선군 지도자로

김 위원장이 김일성 주석의 후계자로 내정된 1970년대 당시에는 노동당이 국가의 중심이었다. 따라서 김 위원장은 자신의 후계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당을 기반으로 하는 영도체계를 먼저 확립해야 했다. 그는 당을 손아귀에 넣기 위해 1964년 당 조직지도원으로 공직을 시작해 1974년 당 중앙위 정치위원, 1980년 당 중앙위 정치국 상무위원이 됐다. 그가 군 관련 공직을 얻은 것은 1990년 국방위 제1부위원장이 될 때가 처음이었다.

하지만 김정은은 사정이 정반대다. 1994년 김일성 주석의 사망에 따라 유일지도자가 된 김정일은 1995년부터 선군정치를 주창하며 군을 앞세워 경제위기에 빠진 체제를 유지하려 했다. 김정일 독재가 심화되면서 김일성 시절 번성했던 당이 뼈만 남은 가운데 국방위와 인민군의 입김이 세졌고 급기야 지난해 헌법 개정에서 북한은 기존의 주체사상과 함께 ‘선군사상’을 활동의 지도적 지침으로 삼는다고 규정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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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열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소 연구위원은 “김정일의 후계자가 되기 위해 김정은에겐 선군 영도체제 확립이 가장 시급한 과제일 것”이라며 김정은이 선군정치의 지도자로서 정통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선군 업적을 마련하고 △군내에 후계자 조직공간을 마련하며 △군 엘리트를 중용해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김정은에게 대장 칭호를 부여한 것은 북한이 선군정치를 지속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며 “군을 중심으로 2012년 강성대국을 완성하고 사회주의혁명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정은은 앞으로 당내 군 정책지도기관인 당 중앙군사위원회 또는 국가 최고 지도기관인 국방위원회의 요직을 맡고 궁극적으로는 인민군 총사령관에 취임해 군권을 넘겨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27세에 불과한 김정은의 나이 등을 고려할 때 고령 인사들이 버티고 있는 국방위보다는 당 중앙군사위에 자리를 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 당 인사들의 군 지휘부 진입 의미는?

김정은과 더불어 김경희 당 경공업부장, 최룡해 전 황해북도 당 책임비서, 김경옥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등이 이번에 인민군 대장으로 임명된 것에 대해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들은 군 경험이 없는 순수 당료 출신으로 군에서 원수와 차수 다음으로 높은 대장으로 일약 군 지휘부에 편입했다. 양무진 교수는 “이들의 면면을 보면 김정은 후계 구축을 위한 후견인 그룹, 지지 그룹이 대거 승진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영호 인민군 총참모장(남한의 합참의장 격)이 인민군 차수로 승진했고 올해 4월 우동측 국가안전보위부장이 대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보위부 내 2인자인 류경 보위부 부부장이 상장으로 승진한 것은 체제유지 기관인 군과 보위부에 대한 배려로 풀이된다. 특히 이영호는 평양방어사령관을 거쳐 김정은으로의 권력승계 작업이 본격화된 지난해 2월 총참모장에 임명된 뒤 고속 승진을 하고 있다.

이번 군 인사가 김정은 후견인 그룹의 핵심인 고모부 장성택 당 행정부장 겸 국방위 부위원장의 작품이라는 해석도 있다. 백승주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장은 “김경희 최룡해 이영호 류경 모두 장성택과 가깝다는 점에서 이번 인사에 장성택의 입김이 작용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날 군 인사가 노동당을 군사화하는 ‘군정국가’로의 시발점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김정은 후계 임명 과정에 있을 주민들의 반발 및 외부의 위해에 군사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당과 군부를 구분할 수 없는 합동적 국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아니냐는 논리다. 김정은이 후계자로 성공하려면 경제 분야에서 성과를 내야 하기 때문에 개혁개방 정책에 수반되는 사회 불안을 차단하기 위해 군부를 강화하려 한다는 것이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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