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란제재 전 세계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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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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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첫 방한 마크 민턴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

한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미국의 친한(親韓) 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는 한동안 대북 햇볕정책을 지향하는 도널드 그레그 전 명예이사장과 한미관계를 좀 더 중시하는 에번스 리비어 전 회장 간의 갈등으로 내홍을 겪었다. 올해 5월부터 코리아소사이어티를 이끌고 있는 마크 민턴 회장은 이를 의식한 듯 “코리아소사이어티 본연의 업무와 내 관심은 한미관계 개선”이라고 강조했다. 취임 후 처음 방한한 그를 18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만났다.

―신임 회장으로서 앞으로 코리아소사이어티를 어떻게 이끌 계획인가.

“가장 중요한 임무는 한미 양국 국민의 교류를 증진하고 이해를 심화시키는 것이다. 정책, 예술, 교육 분야에서 야심 찬 계획들을 준비하고 있다.”

―어떤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나.

올해 5월 취임한 마크 민턴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이 18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코리아소사이어티 운영 계획 등을 밝히고있다. 김재명 기base@donga.com
올해 5월 취임한 마크 민턴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이 18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코리아소사이어티 운영 계획 등을 밝히고있다. 김재명 기base@donga.com
“지난 6년간 해온 한국영화제를 올해 9월에는 처음으로 명성과 권위를 자랑하는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 개최한다. 교육 분야에서는 온라인 조선왕조 역사교실을 개설하는 등 한국 알리기 작업을 할 계획이다. 아울러 덴버 피닉스 등에서 정책토론회와 각종 이벤트를 열 것이다. 한국에만 기대지 않고 미국 기업과 재단에도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다.”

―한국 정부가 미국의 이란 제재와 관련해 동참의 수위조절 문제로 고민이 많은데….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지도적인 위치로 변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당선된 이후 세상 사람들은 반 총장의 개인적인 능력뿐 아니라 출신 국가인 한국을 신선한 시각으로 보기 시작했다. 한국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올해 11월), 핵안보정상회의(2012년)를 개최하는 것도 그만큼 역량이 커졌음을 의미한다.”

―이란 제재와 관련해 한국의 선택이 중요하다는 얘기인가.

“한국의 반응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한국은 곧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비상임이사국이 될 것이다. 거기에선 이런 문제를 피할 수 없고 직접 다루는 책임을 져야 한다. 이번 문제를 잘 해결하면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선거에서도 한국이 좋은 후보로 각인될 것이다.”

―최근 서울 주재 이란대사가 ‘한국이 제재하면 보복하겠다’고 말했다.

“외교관을 했던 내 경험에 비춰 그 같은 협박이나 징벌적 조치에 대한 공개적인 언급은 별로 효과가 없다고 생각한다. 나 자신도 그런 얘기를 해본 적이 없다.”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으로 취임한 뒤 뉴욕의 북한 측 인사와 접촉한 적이 있나.

“없다. 전혀 없었다.”

―북한이 천안함 폭침사건과 관련해 태도를 바꿀 가능성이 있을까.

“내가 국무부에서 북한과 협상을 했던 1996년에도 지금과 유사한 대치구도가 있었다. 1996년 강릉 잠수함 침투사건 당시 유일한 탈출구는 북한이 유감의 뜻을 나타내는 것이었다. 북한이 당시 라디오를 통해 공개 사과한 이후 사태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뀌었다.”

―만약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난다면 무슨 얘기를 하고 싶나.

“요즘은 내가 만나는 사람 모두에게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원이 되라고 권유하는데…. 이건 농담이다. 북한에 심사숙고를 거쳐 신중한 외교적 접근을 하면 그 이후의 상황은 개선될 수 있다고 충고하고 싶다. 북한이 핵문제와 관련해 통 큰 외교를 하고 천안함 사건에 대해 사과하는 바른 길을 선택한다면 협력의 길이 열릴 수 있을 것이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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