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오 발언 파문]노건평 씨 “동생 또 욕보여… 감옥 보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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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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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유족 “부적절한 인사 강행땐 좌시 않겠다”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의 노무현 전 대통령 차명계좌와 천안함 유족에 대한 발언에 대해 관련 인사들이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14일 광복절 특사로 출소한 노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 씨(사진)는 15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조 내정자가 허튼소리로 동생을 또다시 욕보이고 있다. 당장 감옥에 보내야 된다”며 격한 감정을 보였다. 그는 “봉하마을 사저에서 제수씨(권양숙 여사)를 만났는데 조 내정자 때문에 엄청 속상해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권 여사는 노 씨를 만난 자리에서 “조 후보자가 사실과 다른 말로 고인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내가 민주당에 이야기해서 특검을 못하게 했다’라는 말 또한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씨는 “어제(14일) 저녁에 동생 묘역에 가서 술 한 잔 올리고 혼잣말로 동생에게 하고 싶은 말을 했다”며 “형 노릇을 잘했어야 되는데 내가 못나서 이렇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 대해서는 “그 사람으로서도 그때 당시엔 생각이 있고 입장이 있었을 것”이라며 “단지 (박 회장이 검찰에서 밝힌 내용 가운데) 왜곡된 사실이 있어 안타까울 뿐”이라며 말을 아꼈다.

노 씨는 “동생이 죽지 않았으면 친구가 있는 외국으로 이민을 갈 작정이었다”며 “이제 동생 묘역 관리와 노무현재단이 진행하는 동생 추모 사업을 측면에서 도와주면서 지낼 것”이라고 밝혔다.

현 정부와 이명박 대통령에게는 “국민들을 위해서라도 잘해야 되지 않겠나. 어려운 시기에 더 열심히 하셔서 복지국가를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평소 친분이 있던 김태호 국무총리 내정자에게도 “풍랑 속을 잘 헤쳐 나가 성공한 총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한편 천안함46용사유족협의회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필동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족들에게 ‘동물처럼 울부짖는다’고 표현한) 조 내정자의 발언 내용을 접하고 울분과 분노를 느꼈다”며 공개 사과와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부적절한 인사를 강행할 경우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유족들에 대한 명예훼손 부분에 대해서는 법적인 대응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족협의회 이인옥 대표(48)는 “조 내정자가 기자회견 전에 전화를 걸어와 ‘언론의 보도 행태를 꼬집었을 뿐 유가족 비하 뜻은 없었다’고 해명했다”며 “유족들이 서울지방경찰청을 방문하면 사과하겠다고 했지만 적절치 않아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해=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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