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전당대회 ‘10월초 연기’ 시끌

당초 9월 18일 개최서 미뤄… 정기국회 일정 차질 불가피
‘박지원 영향력 강화’ 논란도

심각한 민주당 비대위 박지원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오른쪽)와 강창일비대위원이 9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박 대표는 이날 8·8개각에 대해 “지나친 편중 인사”라고 비판했다. 이종승 기자

민주당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날짜가 당초 9월 18일에서 10월 초로 연기됐다. 전현희 대변인은 9일 국회 브리핑에서 “9월 18일은 사실상 추석 연휴 시작일이어서 교통 불편 우려 등의 지적이 많았다”며 “10월 3일 인천 문학경기장이나 10월 10일 대전월드컵경기장 중에서 택일해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11일 열리는 전대 준비위원회에서 날짜 및 장소를 결정할 예정이며 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사실상 10월 10일 안으로 내부 방침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비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지원 원내대표의 의견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9월 1일 개회되는 정기국회가 한창인 시기에 전대를 개최하면 국정감사(3주) 등 국회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해 당내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11월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예정돼 있어 국감을 앞당겨 끝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추석 연휴 동안 대의원들에 대한 금품 살포 등이 횡행할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당 일각에는 전대가 당초보다 한 달 가까이 늦어진 데 대해 박 원내대표가 비대위 체제를 최대한 연장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고 의심하는 기류가 있다. 박 원내대표가 자신의 직함을 관례화된 ‘비대위원장’ 대신 ‘비대위 대표’로 불러달라고 주문하고 있는 것이나, 9일 ‘비대위 대표 비서실장직’을 신설해 김영록 의원을 임명한 것도 그런 의구심을 증폭시키는 대목이라는 것이다. 한 중진 의원은 “박 원내대표가 2012년 당권 도전을 염두에 두고 비대위 대표직을 최대한 오래함으로써 당내 영향력을 강화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 박지원 “헌정사상 최악의 개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