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어뢰 폭발 순간 추진부에 열전달 거의 안돼 0.1℃도 안 올라… 1번글씨가 멀쩡한 건 당연”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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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태호 KAIST 교수, 시뮬레이션 통해 입증

천안함을 공격한 어뢰 추진부의 ‘1번’ 글씨가 폭발에도 없어지지 않은 이유는 폭발 후 발생하는 화염의 고온상태가 급격히 저하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송태호 KAIST 기계공학과 교수는 2일 ‘천안함 어뢰 1번 글씨 부위 온도 계산’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통해 “폭발 당시 ‘1번’(사진) 글씨가 새겨진 어뢰 추진부 후면의 온도는 섭씨 0.1도조차 상승하지 않는 것으로 계산됐다”며 “글씨가 지워지지 않은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1번’ 글씨는 천안함을 둘러싼 논쟁의 주제 중 하나였다. 5월 천안함 사건 발생 해역에서 쌍끌이 어선이 어뢰 파편을 인양하자 일부 누리꾼과 과학자가 의문을 제기했다. 어뢰 추진부 후면에 쓰인 ‘1번’이 어뢰가 폭발할 때 생겼을 고열과 화염에도 없어지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다.

송 교수는 이날 오전 국방부에서 열린 설명회에서 “폭발 후 버블 내의 고온상태(약 3000도)는 열이 추진부 후면에 전달될 만큼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며 “폭발한 뒤 불과 0.05초가 지나면 온도가 130도로 급격히 내려가고 0.1초가 지나면 28도까지 내려가기 때문에 화염의 충격파에 직접 노출되는 추진부 전면의 온도도 5.5도를 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추진부 전면에서 ‘1번’ 글씨가 있는 후면에 열이 전달되는 데 필요한 시간은 140초 정도인데 폭발 후 모든 상황이 1초도 안 되는 시간에 끝나기 때문에 5.5도의 작은 온도변화조차도 전달될 수 없다”며 “이것은 석고보드 윗면에 뜨거운 불길이 잠시 스쳐 지나갈 때 아랫면에서는 아무런 열기를 느낄 수 없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추진부 후면에는 바닷물의 온도인 3도에서 0.1도의 온도변화도 일어날 수 없어 페인트 코팅 글씨 등은 절대 열손상을 입을 수 없다”며 “극단적인 경우라고 해도 어뢰 추진부의 온도는 기껏 20도 이내로 상승해 페인트 혹은 글씨가 열손상을 입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송 교수는 “실험해도 자신 있다”며 “대학에서 기초적인 열전달에 대해 배운 사람은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얘기다. 전문적인 토의를 얼마든지 환영한다”고 말했다.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 송태호 교수 천안함 어뢰 온도계산 보고 자료
▶ 천안함 어뢰 ‘1번’ 글씨 부위 온도 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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