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 침팬지 ‘집단폭력’ 첫 관찰…한쪽 집단선 영아살해까지

  • 동아일보

우간다 수컷 침팬지의 모습 (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 국제동물복지기금 제공
우간다 수컷 침팬지의 모습 (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 국제동물복지기금 제공
야생 침팬지 집단에서 ‘내전’으로 볼 수 있는 조직적 집단 폭력 현상이 최초로 관찰됐다.

10일 미국 텍사스대·미시건대, 독일 영장류센터 등 국제 연구팀은 우간다 키발레 국립공원의 응고고 침팬지 집단에서 발생한 분열과 갈등을 관찰해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응고고 침팬지 집단은 140개체 이상으로 구성된 지상 최대 규모의 침팬지 집단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응집력이 강했던 응고고 침팬지 집단은 2015년경부터 두 개의 집단으로 급속히 분열되기 시작했다. 2018년에는 완전히 분열돼 두 집단 사이에 어떠한 연결 고리도 남지 않게 됐다. 이후 한 침팬지 집단은 다른 집단에 대해 지속적이고 조직적인 공격을 감행했다. 성체 수컷들이 다수 살해됐고, 2021년부터는 영아 살해까지 발생하며 매년 여러 마리가 목숨을 잃었다.

연구팀은 비정상적으로 큰 집단 규모, 먹이와 번식을 둘러싼 경쟁, 핵심 개체의 죽음, 리더십 변화, 질병과 같은 요인들이 사회적 유대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분열에 기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연구팀이 30년간 장기 관찰하며 유전적·사회적 데이터를 통합 분석해 침팬지 집단 분열의 전 과정을 재구성했다는 의의가 있다.

허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영장류센터 책임연구원은 이번 연구에 대해 “1970년대 탄자니아 곰베 지역에서 제인 구달이 연구한 14마리의 카세켈라 침팬지 집단의 분열 사건에 비해 규모와 분석 수준이 우수하다”라고 평가했다. 허 연구원은 “특히 인상적인 점은 집단 분열이 어느 순간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집단 내부에서 꾸준히 진행돼 온 사회적 분화의 결과로 나타났다는 것”이라며 “인간 집단의 전쟁의 기원을 보여주는 사례로도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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