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過 남기고 가게 돼 죄송…” 눈물 훔친 박재완

  • Array
  • 입력 2010년 7월 17일 03시 00분


코멘트

靑 2, 3기 참모진 임무교대

이명박 대통령(왼쪽에서 두 번째)이 16일 청와대에서 임태희 대통령실장(왼쪽)을 비롯한 새참모진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임 실장과 대화하며 걸어 나오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명박 대통령(왼쪽에서 두 번째)이 16일 청와대에서 임태희 대통령실장(왼쪽)을 비롯한 새참모진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임 실장과 대화하며 걸어 나오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명박 정부 청와대의 2, 3기 참모진이 16일 임무를 교대했다.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대통령실 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임식에서 정정길 대통령실장은 “대통령이 밤낮과 주말 없이 온 힘으로 일한 덕택에 (한국은) 세계 지도국가로 부상했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의장국이 됐다”고 재임 기간의 성과를 평가했다. 2008년 6월 취임해 2년 넘게 일해온 정 실장은 직원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고통 받는 사람들이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당장 안 되더라도 조금만 기다리면 된다는 희망을 갖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형준 정무수석비서관은 “대통령과 비서진은 물과 물을 떠나 살 수 없는 물고기의 관계”라며 평소 인용하던 수어지교(水魚之交)의 고사를 빗대 말했다. 그는 “(청와대를 떠나) 밖에 나가더라도 앞으로 2년 동안 싱싱한 물고기처럼 뛰겠고, 모두를 위한 의미 있는 물이 콸콸 넘쳐흐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 수석은 18대 총선 낙선 후 2008년 6월 홍보기획관으로 청와대에 들어왔다.

이명박 정부 출범 때부터 청와대에서 정무수석을 거쳐 국정기획수석으로 일한 박재완 수석은 인사말 도중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국가선진화의 기틀을 만든 것은 위안이지만 대과(大過)를 남기고 가게 돼 죄송하다. 역사의 죄인이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자신이 맡았던 ‘세종시 수정안’ 추진이 좌절된 것을 지칭한 것이다. 박 수석은 “대통령과 함께 나라를 지키기 위해 하얗게 밤을 새우고 길거리에서 함께 뛰던 동지 여러분을 남기고 먼저 가게 됐다”며 눈물을 닦았다.

‘선한 주인공 대신 악역으로 일했다’고 회고했던 이동관 홍보수석은 “대통령의 소통창구로서 ‘완전 연소’를 위해 노력했지만 5% 부족했다”며 “청와대 담장은 아무리 낮추려고 해도 낮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저잣거리의 민심의 바다에 가서 청와대 안쪽으로 민심을 전해 드리겠다”고 말했다. 이 수석 역시 정부 출범 때부터 대변인과 홍보수석을 지내며 청와대를 지켰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임태희 대통령실장, 백용호 정책실장 등 새 참모진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청와대는 어려운 자리인 만큼 마지막 직장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일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17일 신구(新舊) 참모진 부부를 초청해 만찬을 개최한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