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집권 하반기 靑개편]홍보수석 왜 빠졌나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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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룡 전 문화관광부 차관(사진)이 13일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으로 내정될 것으로 알려졌지만 본인의 고사로 무산됐다. 결국 청와대는 홍보수석 인선 내용을 발표하지 못한 채 정무수석 등 4명의 인사만 발표했다.

유 전 차관 내정설은 이날 오전 10시경 ‘유 전 차관 홍보수석 내정-오후 2시 발표’라는 한 언론보도를 통해 흘러나왔다. 석간신문과 일부 인터넷 매체는 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유 전 차관 내정 여부는 확실치 않다는 관측이 동시에 나왔다. 오후 3시 반에야 공식 발표가 이뤄졌지만 결국 유 전 차관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다. 청와대 발표 직전에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유 전 차관의 지인에 따르면 유 전 차관은 이날 오전까지 청와대로부터 어떤 언질도 받지 못했다. 청와대 고위 인사와 만나자는 약속은 잡아놓은 게 있지만 ‘홍보수석’에 대해선 전혀 몰랐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유 전 차관을 검증한 끝에 적임자라는 판단을 내렸다는 후문이다. 한 관계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조할 업무가 많다는 점에서 문화부 근무 경력이 높은 점수를 받았고 또 차관 시절 보여준 일처리 솜씨와 정무 감각이 높게 평가됐다”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 인사는 이날 오후 유 전 차관을 면담했지만 유 전 차관은 완곡히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차관은 “나는 적임자가 아니다. 그 자리는 언론인이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날 오전 유 전 차관의 내정 소식이 알려지자 민주당은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그가 2006년 “(노무현 정부) 청와대가 내게 아리랑TV 고위 임원 민원을 했다”고 폭로하면서 당시 청와대와 정면충돌해 친노(친노무현) 386 인사의 도덕성 시비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당시 양정철 대통령홍보기획비서관이 “배를 째드릴까요”라고 협박했다는 것을 놓고 진위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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