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더라’라고 카더라… 구체성 없는 루머 번져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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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에서 비례의원에 수위 낮춰라 전화했다고…
쇄신 이미지 만들려고 초선모임 활용한다고…

9일 한나라당 초선 의원 전체 모임이 끝난 뒤 국회 주변에선 “8일 밤 청와대에서 비례대표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논의 수위를 낮추라고 요구했다”는 소문이 퍼졌다. 누가 누구에게 어떤 ‘임무’를 부여했는지 등 구체적 내용이 빠진 이른바 ‘찌라시(사설 정보지)성 루머’였다. 이날 모임에서 일부 비례대표 의원들이 청와대 참모들을 겨냥한 인적 쇄신 요구를 성명에 포함시키는 문제에 대해 “선거 패배 책임을 당에서 져야지 왜 청와대를 겨냥하느냐”고 발언한 것과 맞물려 이 소문은 급속도로 확산됐다.

다음 날엔 새로운 버전의 루머가 나돌았다. 초선 전체 모임을 주도한 김성식 김학용 정태근 의원이 10일 청와대 참모진의 인적 쇄신을 촉구하는 연판장을 돌렸을 때 “청와대에서 비례대표 의원들에게는 연판장에 서명하지 말라고 했다”는 ‘카더라 통신’이 퍼진 것. 이 연판장에는 한나라당 비례대표 의원 21명 중 5명이 동참의 뜻으로 서명했다.

한 비례대표 의원은 1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하도 이상한 소문이 돌아 비례대표 의원 대부분에게 전화를 걸어 사실 관계를 물었으나 청와대에서 전화를 받았다는 의원이 없었다”며 “소신을 갖고 일하는 비례대표에 대한 중대한 명예훼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초선 쇄신 모임을 이끌고 있는 의원들에 대한 악성 소문도 상당히 퍼지고 있다. A 의원은 당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에 나가려고, B 의원은 다른 다선 의원의 지시를 받아, C 의원은 계파 색을 벗고 쇄신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각각 초선 모임을 활용하고 있다는 식이다. 또 특정 중진 의원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D 의원은 쇄신 모임의 논의 내용을 이 중진에게 알려주기 위해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는 루머까지 나오고 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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