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명암… 화환 비명 vs 선거 쓰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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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3일 22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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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막히게 진행된 지방선거가 끝난 3일 광주시 광산구 도산동사무소 직원들이 선관위와 각 후보들이 설치한 선거벽보와 현수막 철거와 수거작업을 벌이고 있다. 광주=
숨막히게 진행된 지방선거가 끝난 3일 광주시 광산구 도산동사무소 직원들이 선관위와 각 후보들이 설치한 선거벽보와 현수막 철거와 수거작업을 벌이고 있다. 광주=
선거 역사상 최다 당선자 수(3991명)를 기록한 6·2 지방선거가 끝나면서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당선자를 축하하는 난과 화환들의 주문이 폭주해 꽃집들은 일제히 즐거운 비명을 질렀지만 도심 곳곳은 후보자들이 사용했던 현수막 등 '선거 쓰레기'로 몸살을 앓았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P 화원은 3일 오전 일찍부터 전화통에서 불이 났다. 불과 1시간 동안 20만 원 안팎의 고가의 난 5개가 순식간에 팔렸고 축하 화환 등을 문의하는 전화가 오후 늦게까지 이어졌다. 전국 화원 체인업체인 세종플라워는 홈페이지에 아예 당선 선물용 코너를 따로 만들었다. 업체 관계자는 "선거가 끝난 2일 저녁부터 화환 문의가 급증했다"며 "물량이 없어 못 팔 정도"라고 말했다. 도매상들의 손길은 더욱 바빴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 농수산물유통공사 관계자는 "난의 경우 선거 전날에 이미 평소(8만여 개)보다 많은 물량(12만여 개)을 소매상들이 가져갔다"고 밝혔다.

반면 이날 오전 출근객들은 어지럽게 널려 있는 선거 현수막들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마포구 공덕오거리에만 15개, 종로구 종로2가사거리에 7개, 인사동사거리와 안국역사거리에 6개의 현수막이 방치돼 있었다. 김미화 자원순환사회연대 사무국장은 "선거법상 현수막은 선거 즉시 후보자 본인이 철거토록 돼 있으나 기한을 정해놓지 않아 오래동안 방치되기 일쑤"라고 지적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선거 기간 동안 전국에서 출마한 1만20명의 후보가 뿌린 선거 우편물은 1억7828만 장에 달한다. 이중 선거 공보물이 1억7221만 장이고 후보 공약서가 607만 장이다. 보통 전단지에 쓰이는 120g/㎡ 종이를 기준(100장 두께 11㎜)으로 일렬로 쌓으면 높이가 19.6㎞나 돼 63빌딩(249m)의 79배에 달한다. 여기에 선관위가 각 지역마다 붙인 벽보는 31만 장이고 후보자들이 길거리에서 무차별적으로 나눠준 명함까지 포함하면 '선거 쓰레기'는 어마어마한 규모다.

유성열기자 ryu@donga.com
윤석만기자 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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