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개성공단 인질땐 무력대응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내일 구체안 확정 ‘끝장 토론’… 北 “개성공단 통행 전면차단 검토”

천안함 폭침사건 이후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한 군 당국의 대응방안이 구체화되고 있다.

군 당국은 북한이 개성공단 내 남측 인력을 인질로 억류할 경우에 대비한 군사적 대응책을 확정짓기 위해 29일 토론을 벌일 계획이다. 이상의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주재하는 이 회의에는 특수전사령관과 항공작전사령관 등이 참석하며 각 군의 작전사령관 등도 직접 또는 화상을 통해 참여한다.

군 관계자는 27일 “특전사 항작사 등이 인질사태에 대비해 만들어 놓은 군사적 대응 방안을 놓고 끝장 토론을 벌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특전사 등이 마련한 대응 방안은 인질이 소규모일 경우 특전사 요원들을 소형 헬기로 투입하는 방안이, 인질이 대규모일 경우 억류 주변 지역을 미사일 등으로 폭격해 무력화한 뒤 침투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또 북한군이 대북 심리전을 위한 남측 확성기에 사격을 가할 경우 주변의 경계초소(GP)와 일반전초(GOP) 병력이 함께 대응사격을 하기로 했다. 군 관계자는 “확성기 설치 전에 합참에 보고하고 통제를 받는 한편 사격 개시와 중지 승인도 합참이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해안포를 발사하며 도발할 경우 2단계 상황으로 나눠 대응하기로 했다. 1단계로 북한이 남한 해군에는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NLL 이남으로 포를 쏠 경우 해군은 NLL 이북 해안포 인근에 대응 사격을 하기로 했다. 2단계로 남한 해군이 피해를 볼 경우에는 해·공군력을 동원해 해안포를 직접 타격할 방침이다.

한편 북한은 동해 및 서해지구 군 통신 연락소의 폐쇄와 개성공단 육로통행의 전면 차단에 대한 검토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27일 ‘중대통고문’을 통해 “북남 교류협력과 관련해 우리 군대가 이행하게 돼 있는 모든 군사적 보장조치들을 전면 철회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통고문은 또 “조선 서해 해상에서 우발적 충돌방지를 위해 체결했던 쌍방 합의를 완전히 무효화할 것”이라며 “국제해상초단파 무선대화기 사용을 일절 중단하고 긴급정황 처리를 위해 개통했던 통신선로는 즉시 단절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는 국제상선공용통신망을 통한 ‘함대함 교신’을 중단하고 서해 군 통신망 6회선 중 해상사고 처리를 위한 2개 회선을 단절하겠다는 의미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 軍 ‘개성공단 인질사태’ 대비한 무력대응 방안은
대규모 억류땐 한미 미사일 폭격… 주변지역 무력화


북한 군부가 27일 남북 교류협력과 관련한 군사적 보장조치를 철회하겠다고 밝혀 개성공단과 금강산에 체류하는 남측 인력의 신변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 이상의 합동참모본부 의장 주재로 열릴 ‘끝장 토론’은 이 같은 우려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개성공단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인질사태에 대비한 군사적 대응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마련됐다.

군 당국은 인질사태의 규모에 따른 대응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우선 북한이 소규모 인질을 억류할 경우 주한미군의 아파치헬기 등을 이용해 특수부대 요원들을 은밀히 투입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이 작전은 특수전사령부와 항공작전사령부가 주도적으로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탱크 킬러’라는 별명을 가진 아파치헬기는 동체 앞에 장착된 적외선 감시 장비로 밤에도 지상의 표적들을 대낮처럼 훤하게 식별해 로켓으로 타격할 수 있다.

대규모 인질사태인 경우에는 억류된 지역 주변을 한미 연합전력으로 대대적인 폭격을 가한 뒤 특전사 요원들을 투입해 구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변 지역 폭격에는 위치추적장치(GPS)에 미리 입력된 목표물을 정밀 타격하는 합동직격폭탄(JDAM)을 활용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군 관계자는 “25일 청와대 국민원로회의에 참석한 김태영 국방부 장관의 메모에 적힌 ‘미 전력 대규모 전개’가 이를 의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동시에 개성공단 위기대응 매뉴얼에 따라 현지 근로자들의 안전을 확보하는 조치를 밟아 나갈 계획이다. 여기에는 근로자 소개(疏開), 외교 및 군사적 대응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한반도에서 전면전이 발발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전제하면서 군사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발발 가능한 국지전 시나리오를 소개했다. 타임은 △서해에서 남북한 해군 간 충돌이 재발할 수 있고 △비무장지대(DMZ)에서 남측이 대북 심리전을 재개하고 북한이 이에 강력 대응하면서 국지적 교전이 일어날 수 있으며 △DMZ 주변에서의 우발적인 충돌이나 교전이 통제하기 힘든 상황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 동영상 = 軍, 하늘 나는 대잠어뢰 ‘홍상어’ 양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