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원내대표 경선 후보 5人 “대여투쟁보다 당내 소통”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29일 03시 00분


내달 7일 결선투표로 결정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이 다음 달 7일 치러진다.

경선일이 1주일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저마다 제1야당 원내사령탑 적임자임을 자부하는 후보들 간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5명의 후보들이 이구동성으로 “강경일변도 투쟁 방식에서 벗어나겠다”고 외치고 있는 점이다. ‘대여투쟁’이란 단골 구호가 출마의 변(辯)에서 사라진 것이다. 지난해 5월 원내대표 경선에서 ‘투쟁력’이 화두였던 것과 사뭇 대조적이다.

강봉균 의원(3선·전북 군산)은 28일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은 그간 뚜렷한 대안, 성과 없이 투쟁만 계속하다 국민을 실망시켰다”며 “선택적으로 싸우며 여론을 만들어가는 전략을 병행해야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야당이 주도적으로 개헌을 추진해야 한다”며 ‘개헌 주도론’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석현 의원(4선·경기 안양 동안갑)은 이날 출마 선언을 통해 “양보할 수 없는 가치에 대해선 강력히 투쟁하겠지만 나머지 사안에선 협상과 투쟁을 병행하겠다”며 “선택과 집중의 원칙으로 효과적 투쟁을 펴 얻어내는, 이기는 싸움을 하겠다”고 밝혔다.

원내대표 도전 3수(修)째인 김부겸 의원(3선·경기 군포)도 기자회견에서 세련된 협상과 효과적 대여투쟁을 강조했다. 개헌과 교육개혁, 행정구역 개편 등 주요 쟁점별로 여야 간 정면충돌보다는 대여 설득을 통해 강행처리를 막는 쪽으로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정책위의장을 지낸 박병석 의원(3선·대전 서갑) 역시 “야당은 왜 발목만 잡느냐는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겠다”며 “맞서 싸워야 할 때 싸우고 협상할 때 협상하며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확실히 받는 전략적 싸움을 하겠다”고 말했다.

현직 정책위의장인 박지원 의원(재선·전남 목포) 역시 28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야당의 가장 강력한 투쟁 장소는 국회”라는 지론을 거듭 강조했다. 박 의원은 “국회 내에서 토론하는 성숙한 야당이 돼야 한다”며 “언제까지 장외투쟁을 계속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후보들은 대여관계보다는 ‘당내 소통의 활성화’라는 당내 문제를 최우선 공약으로 내세웠다. 의사 결정 과정에서 소외됐다고 여기고, 장외투쟁 위주의 당 운영 방식에 회의를 느끼는 의원들이 그만큼 많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의원은 “계파를 떠난 탕평인사로 민주당을 재탄생시키겠다”고 밝혔고, 강 의원은 “당내 민주화를 정상궤도에 올려놓겠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의원들의 불만을 적극 반영하는 원내대표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박 의원은 “어떤 분들은 저를 당권파로 해석하지만 저는 당권파도, 비당권파도 아닌 경계인”이라며 당권파가 아님을 강조했다.

이번 경선은 결선투표제로 치러진다. 1차 투표 결과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 2위 후보를 상대로 2차 결선 투표가 이뤄진다. 후보가 5명이나 돼 옛 민주계(9명), 충청권(7명) 등 의원 모임별 선택과 결선투표에서 후보 간 짝짓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세균 대표와 자기 계파가 있는 정동영 의원 등의 선택도 관심사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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