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軍장성 100명 대거 승진인사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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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년이후 최대… 작년 대청해전 패배 경질說 정명도 대장으로

김정일, 김일성 생일 전날 이례적 군사훈련 참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15일 김일성 주석의 98회 생일(태양절)을 계기로 군 간부들에 대한 대규모 승진 인사를 단행하고 군사훈련을 참관하는 등 ‘군부 챙기기’에 나섰다.

조선중앙통신은 14일 김 위원장이 ‘조선인민군 지휘성원들의 군사칭호를 올려줄 데 대한 명령 제0045호’를 하달해 대장 승진자 4명을 포함해 군 장성 100명의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인사는 김 위원장이 김 주석 사망 후 3년의 유훈 통치를 끝낸 뒤인 1997년 군 장성 129명을 승진시킨 이래 최대 규모로 군부 장악과 사기 진작을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번 인사에서 북한 체제 유지의 실무 책임을 맡고 있는 우동측 국가안전보위부 수석부부장(국방위원)이 상장으로 승진한 지 1년 만에 대장으로 승진해 김 위원장의 최측근임을 과시했다. 또 지난해 11월 대청해전 패배의 책임을 지고 경질됐다는 소문이 나돌았던 정명도 해군사령관이 대장으로 승진해 건재를 과시했다.

북한 매체들은 이날 김 위원장이 “태양절에 즈음해 진행된 조선인민군 제567대연합부대의 종합훈련을 전망대에 올라 봤다”며 “인민군대를 백전백승의 혁명무력으로 강화 발전시키는 데 지침으로 되는 강령적인 과업들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매체들은 훈련 참관 일시와 부대 위치, 제시된 과업의 내용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의 대내외 라디오 방송들은 “각종 지상포들이 목표물에 강력한 화력 타격을 개시했고 줄지어 쏟아지는 불소나기로 적진은 삽시에 산산조각이 나고 불바다로 화했다”며 “조국의 하늘과 땅, 바다를 0.001mm라도 침범하면, 무적의 군력으로 일격에 쓸어버리고 사회주의 조국을 철옹성같이 수호할 인민군 군인들의 결심과 타격력을 잘 보여줬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훈련 참관에는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이용무 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 이영호 인민군 총참모장, 김정각 인민군 총정치국 제1부국장, 김일철 국방위원과 전병호 최태복 김기남 노동당 비서가 동행했다.

북한 매체들은 특히 “평양시 안의 최고인민회의 대의원들, 당 무력기관, 정권기관, 사회단체, 성 중앙기관 일꾼(간부)들, 과학·교육·문화예술·보건·출판보도 부문 일꾼들, 여러 군부대 지휘관들이 훈련을 지켜봤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김 주석의 생일을 전후해 군부대를 시찰한 사례는 있었지만 평양시 대의원들과 각 부문 간부들을 참석시킨 가운데 군사훈련을 참관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어서 대남 무력시위라는 관측도 나온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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