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역대정권 ‘3년차 게이트’ 총체적 점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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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 빌미 사전에 막아라”…과거정부 사건 유형별 정리
울산 일간지 대표 긴급체포…지역 정치인과 유착 근절의지

집권 3년차를 맞은 이명박 대통령이 “게이트니 비리니 하는 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한 것과 관련해 청와대는 최근 역대 정부의 집권 3년차 때 발생한 각종 비리 사건을 유형별, 시기별로 분류하고 상황 점검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본보 8일자 A1면 참조
靑- 검경 - 감사원 고강도 감찰 돌입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은 8일 “기간을 정해 (사정을) 한 뒤 빠지고 하는 식으로 진행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뿌리가 드러날 때까지 꾸준히 비리 구조를 밝혀내 근절해 나간다는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은 김대중 정부의 집권 3년차(2000년)에 발생했던 이른바 ‘정현준 게이트’나 ‘진승현 게이트’, 노무현 정부의 집권 3년차(2005년)에 잇달아 터진 ‘오일게이트’와 ‘행담도 의혹’ 등의 전개 과정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으며 장차 어떤 의혹의 빌미도 주지 않도록 공직 및 대통령 친인척 관련 비리 소지를 사전에 뿌리 뽑는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5일 민정수석비서관실 주재 아래 검찰 경찰 감사원 등 사정기관 실무 책임자들이 비공식 회의를 갖고 고강도 사정 태세를 구축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검찰이 전면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보수냐 진보냐 하는 것보다 부패가 더 나쁘다”며 사정 의지를 밝혔다. 검찰이 곧 검사장회의를 소집하기로 한 것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이를 계기로 검찰이 공개적인 사정 국면에 돌입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검찰 경찰 감사원은 물론이고 국가정보원도 광범위한 비리 색출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6·2지방선거와 관련해 지역 정치권과 언론, 공공기관의 토착비리 사슬을 끊겠다는 뜻도 강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변인은 “지방선거를 포함한 (각종) 선거들이 문제를 가진 인사들이 중요한 자리에 앉는 하나의 결정적 기회가 될 수 있었고, 그래서 문제가 더 심화되고 고착화될 수 있는 구조였다”고 설명했다.

울산지검 공안부가 7일 지방선거 여론조사와 관련해 울산의 현직 기초단체장 5명과 기초의원 4명 등 9명에게서 500만 원씩 45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지역 일간지 대표 등을 긴급 체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나라당은 8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사건에 대해 논의했다. 지방선거기획위원장인 정두언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대단히 잘못된 일로 법적으로 문제가 된 이상 공천을 주려야 줄 수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정병국 사무총장은 “법적 다툼의 소지는 있어 보이지만 한 지역의 기초단체장이 무더기로 비리 혐의에 휘말린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며 “비리 후보를 엄단하겠다는 방침이 확고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라디오·인터넷 연설에서 “공직자들은 ‘힘들다, 안 되겠다’ 하는 말보다 ‘좀 더 도울 수 있는 게 없을까, 열심히 찾으면 분명히 방법이 있을 것이다’ 하는 마음으로 자기 일처럼 적극적으로 (민생을) 챙겨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서민들이 보낸 편지에 대한 답장 형식으로 진행된 이날 연설에서 이 대통령은 “사회의 그늘진 곳을 세심하게 챙기고,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정부가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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