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2일 이명박 대통령은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사진)를 포함한 여당의 최고위원과 중진의원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했다. 미디어관계법안 등 2월 임시국회 쟁점법안 처리 방안을 협의하기도 했지만 같은 날 생일을 맞은 박 전 대표를 축하하며 당내 화합을 도모하는 자리였다. 다음 달 2일이면 박 전 대표가 58번째 생일을 맞지만 1년 전 상황이 재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세종시 문제로 친이(친이명박)계와 친박(친박근혜)계 간 골이 깊어졌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지도부에 속한 한 의원은 29일 “청와대가 지난해처럼 2월 국회를 앞두고 최고위원과 중진의원을 초청한다는 제안은 없었다”며 “세종시 문제로 박 전 대표와 껄끄러운 상황에서 그런 제안이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청와대와 박 전 대표 사이에 물밑 대화도 거의 끊어진 분위기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박 전 대표와는 사실상 대화가 끊긴 상태이며 접근이 안 된다”며 “아직까지 그런 회동 계획은 없다”고 했다. 친박계 핵심 의원들도 “세종시 문제가 불거진 뒤에는 양측의 대화가 거의 단절된 상태”라고 말했다.
지난해 2월 청와대 회동에서도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는 쟁점법안 처리 방향과 관련해 견해차를 좁히지는 못했다. 이 대통령이 당의 화합을 통한 법안 처리를 주문했다면 박 전 대표는 “국민 공감대 형성이 먼저”라고 말했다. 그런 상황에서도 두 사람은 함께 케이크를 잘랐고 생일 축하 인사와 답례는 주고받았다. 적어도 소통의 채널은 열려 있었던 셈이다. 하지만 청와대 내에선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만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오는 만큼 당장은 어렵지만 적절한 시기에 두 사람의 회동이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올해 생일엔 조촐한 가족모임을 하되 친박계 의원들과 별다른 행사는 갖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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