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말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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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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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나타를 에쿠스 만들겠다”정운찬총리
“삶과 죽음은 자연의 한 조각”노무현 前대통령

《말은 주인의 생각이요 얼굴이라 했다. 어쩌면 겉으로 드러난, 그의 모든 것일 수 있다. 올 한 해도 한국인은 많은 말을 쏟아냈고, 자신을 드러내면서 평가받았다. 어떤 말은 감동을 줬고, 변화를 불렀다. 다른 말은 상처를 입혔고, 분노하게 했다. 이처럼 우리를 울리고 웃긴 말들은 2009년을 산 한국인의 기억 속에서 한 해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자화상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올해의 말말말을 정리해 모았다.편집국 종합》


■ 정치
김문수 “세종시는 가장 잘못된 말뚝이다”
YS “DJ와 난 세계에 유례 없는 특수관계”


▽이명박 대통령=“7전 8기가 안 되면 8전 9기로 한다는 각오로 더욱 분발하자.”(8월 25일, 나로호 발사 실패 다음 날 국무회의에서), “대한민국이 아시아의 변방에서 벗어나 세계의 중심에 서게 됐다.”(9월 30일, G20 정상회의 한국 유치가 결정된 이후 기자회견에서)

▽정운찬 국무총리=“무슨 장학퀴즈 하듯이 한다. 총리된 지 한 달밖에 안됐는데 어떻게 다 아는가.”(11월 9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한선교 한나라당 의원이 계속 현안을 따져 묻자), “궁핍하게 살지 말라며 소액을 주셨다.”(9월 21일 총리 인사청문회에서 모 회사 대표에게서 1000만 원을 받은 것을 해명하며), “에쿠스(세종시 원안)를 쏘나타(수정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쏘나타(세종시 원안)를 에쿠스(수정안)로 만들겠다는 것.”(12월 12일, 세종시 예정지 마을 주민과 가진 간담회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원안을 지키고 플러스알파를 해야 한다.”(10월 23일, 국회에서 세종시 문제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의리가 없는 사람은 사람이라고 할 수 없다.”(8월 11일, 10월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한 친박계 심재엽 전 의원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장에서)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당이 칸막이에 막혀 산소 공급이 안 되고 있다.”(9월 8일, 당대표 취임식 기자회견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5월 23일, 서거 직후 발견된 유서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우린 세계에 유례가 없는 특수 관계였다.”(8월 10일,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직전 세브란스병원에서의 병문안 직후), “하늘 아래 이런 국회가 있느냐.”(12월 17일, 상도동계와 동교동계의 화합 모임에서 국회 파행을 언급하며)

▽전두환 전 대통령=“무슨 말을 듣고 싶은 것인가?”(8월 14일, 김대중 전 대통령을 문병한 뒤 병원을 나서면서 방문의 의미를 묻는 기자들에게)

▽정세균 민주당 대표=“우리 당은 이제 고아가 됐다.”(8월 19일,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분향소에서)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이명박 대통령이 역사에 남는 대통령이 되는 데 도움이 된다면 나는 빗자루를 들고 마당 쓰는 일이라도 하겠다.”(9월 30일, 위원장 취임식에서)

▽김문수 경기지사=“세종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박은 말뚝 중 가장 잘못된 말뚝이다.”(9월 8일, 투자유치를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해서)

▽민주당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꿀(지역구 예산 등) 따러 꿀통 옆에 왔다가 벌에 쏘인 신세가 됐다”(12월 28일, 예결위 회의장 점거 농성 사태가 계속되자)

▽이동관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음주운전 하는 사람한테 차를 맡긴 것과 마찬가지로, (PD수첩은) 사회적 공기(公器)가 아닌 흉기다.”(6월 19일, 광우병 왜곡 보도 논란을 일으킨 PD수첩을 비판하며)
■ 사회
이만의, 4대강 비판에 “그래도 지구는 돈다”
박연차 “피라미-모기 수준인데 대포 맞았다”

▽이만의 환경부 장관=“그래도 지구는 돈다는 심정이다.”(10월 6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등 야당이 4대강 사업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며 “환경부라면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짚는 데 앞장서야 하는 것 아니냐”고 이 장관을 추궁하자 이 장관이 4대강 사업 관련해서는 장관직을 걸고 소신에 따라 일하고 있다고 말하며), “정신 멀쩡합니다.”(10월 6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김상희 의원과 4대강 사업에 대한 설전이 벌어졌을 때 김 의원이 “장관은 정신 차리라”고 꾸짖자)

▽천성관 전 검찰총장 후보자=“그냥 뭐 조그만 교회에서 했습니다. 아…교외에서 했습니다.”(7월 13일, 국회인사청문회에서 아들 결혼식을 어디서 했느냐는 질문에. 그러나 나중에 초특급호텔 야외연회장에서 결혼식을 올린 것으로 드러나)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4월은 잔인한 달, 겨울이 오히려 따뜻했다.”(3월 20일, 박연차 게이트 수사가 본격화되기 직전 기자들과의 오찬에서 T S 엘리엇의 시 ‘황무지’를 인용해)

▽정우택 충북지사=“(이완구 지사가)정치적 소신에 따라 결정한 것에 대해 뭐라 할 입장이 아니다. 정치 하는 사람과 행정 하는 사람은 처신이 달라야 한다. 충북의 장수로서, 충남에서 날아온 유탄에 (충북의)성벽이 무너지는 것을 볼 수는 없다.”(12월 3일, 세종시 수정 논란과 관련해 이 지사의 도지사직 사퇴 선언 직후 이 지사와 뜻을 같이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정치적 소신이 다르기 때문에 행동을 같이할 수 없다’고 밝히면서)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나는 초등학교만 나온 사람이다. 보잘것없는 피라미나 모기 수준인데 대포를 맞았다.”(3월 31일, 박찬종 변호사를 접견한 자리에서 자신은 억울하다며)
■ 경제
윤증현 “내년 이맘때 ‘꽃피는 봄’ 오게하겠다”
최지성 “내 사전에 2등 없다, 아직 배고프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모두 어려울 때 한국이 ‘성장률 0%’ 정도로 막는다면 대성공이다. 내년 이맘때는 ‘꽃피는 봄’이 오도록 하겠다.”(3월 26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국회가 깽판이라 세제 혜택을 못 주고 있다. 국회가 저 모양이라 민생법안 처리가 안 되고 있다. 선거는 도대체 왜 하는지 모르겠다.”(2월 26일, 한 언론사 초청 강연에서)

▽백용호 국세청장=“수차례 경고를 했는데도 나에게 인사 청탁을 할 정도면 나와 얼마나 가까운 사람들이겠나. 앞으로 그 사람 만날 생각 하면 나도 마음이 아프지만 이렇게 두세 번만 하면 국세청의 잘못된 인사 문화가 바뀔 것이다.”(10월 25일, 비공개 간부회의에서 승진 민원을 한 직원 7명에게 불이익을 준 뒤)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제가 책임이 있는 만큼 당국도 책임이 있고, 제가 책임이 없는 만큼 당국도 책임이 없다”(10월 23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PC와 생활가전, 디지털카메라도 1등을 하겠다. 내 사전에 2등은 없다. 아직도 배가 고프다.”(9월 4일, 독일 IFA 2009 개막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태원 SK그룹 회장=“중국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기회를 놓친다. 파부침주(破釜沈舟·밥솥을 깨고 배를 가라앉힐 정도의 각오)의 자세로 하자.”(11월 2일, 베이징에서 열린 SK그룹 최고경영자 세미나에서)

▽쌍용차 임직원=“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이유는 잘나갔던 시절 자만심에 사로잡혀 오만하게 굴고 철없이 행동했던 대가가 고스란히 되돌아온 것이라 생각한다. 처절히 반성하고 있다.”(8월 18일, 77일의 장기 파업을 끝낸 뒤 평택 시민에게 배포한 사죄문에서)
■ 문화-연예
장진영 “내 사랑 울지 마요, 많이 미안해요”
KBS ‘미수다’ 출연자 “키작은 남자는 루저”

▽고 장진영(영화배우)=“내 사랑 울지 마요. 내가 많이 미안해요. 열심히 치료해서 꼭 나을게요. 내가 나중에 꼭 행복하게 해줄게요.”(9월 1일, 사망 한 달 전 연인 김영균 씨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홍익대 김모 여학생=“키가 경쟁력인 시대에 키 작은 남자는 ‘루저(loser·패배자)’라고 생각합니다. 남자 키는 180은 돼야 된다고 생각합니다.”(11월 9일 방영된 KBS 2TV ‘미녀들의 수다’에서)

▽재범(전 2PM 멤버)=“한국이 역겹다.” “나는 한국인이 싫다.”(9월 5일, 커뮤니티 사이트인 디시인사이드에 올라온 글. 재범이 연습생 시절에 미국 소셜네트워킹사이트인 마이스페이스에 올린 글을 캡처한 것)

▽미실(MBC 드라마 ‘선덕여왕’ 중 고현정 분)=“사람은 능력이 모자랄 수 있습니다. 사람은 부주의할 수도 있습니다. 사람은 실수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내 사람은 그럴 수 없어!”(5월 25일부터 12월 22일까지 방영된 드라마 중)

▽박기자(SBS 드라마 ‘스타일’ 중 김혜수 분)=“엣지(edge) 있게.”(8월 1일∼9월 20일 방영. 패션잡지 편집차장 역의 ‘맵시 있게’라는 뜻의 대사)
■ 스포츠
김인식 야구팀 감독 “국가가 있고 야구가 있다”
양용은 “美팬들 ‘초이’ 대신 ‘양’이라 부르더라”

▽김인식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 감독=“국가가 있고 야구가 있다.”(3월 건강이 안 좋은 가운데 야구대표팀 감독 제의를 수락하며), “우리는 위대한 도전에 나서겠다.”(3월 21일, 베네수엘라와의 준결승을 앞두고)

▽조오련 전 수영 선수=“태환이를 혼낼 사람이 필요하다.” (7월 28일, 심장마비로 사망하기 일주일 전 본보와 인터뷰에서 로마 세계수영선수권에서 부진한 박태환에 대해 언급하며)

▽양용은 골프 선수=“미국 팬들이 이제 ‘초이(Choi)’ 대신 ‘양(Yang)’이라 부르더라.”(8월 27일,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첫 대회 바클레이스 개막 기자회견에서 타이거 우즈를 꺾고 메이저 골프대회에서 우승하니 비로소 최경주가 아닌 양용은을 기억해준다며)

▽타이거 우즈 미국 프로골프 선수=“더 나은 남편, 더 나은 가장, 더 나은 인간이 되고 싶다.”(12월 12일, 골프를 무기한 중단하겠다며 홈페이지에 남긴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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