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총리 “세종시 10년 당겨 2020년 완공 구상”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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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임후 세 번째 충청 방문… TV토론 등 민심잡기

《정운찬 국무총리는 12일 “세종시 수정안에서 계획한 것에 대해서는 이명박 대통령 임기 내에 착공을 끝내겠다. 어떤 것들은 완공도 하겠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이날 대전 KBS의 심야토론에 출연해 “많은 분이 이렇게 해서 2030년까지 무얼 하겠느냐고 걱정하시는데, 2020년까지 맞춰보자는 플랜까지 갖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에쿠스 대신 쏘나타 주며 타라고 하나” “그 반대”
주민간담회 설전… 선진당원들 버스에 계란 던져
鄭 “지역 일자리 우선… 초안 나오면 다시 올 것”


정 총리는 “이 지역과 주변 지역 주민에게 많은 일자리를 제공하고, 어떤 일자리는 지역민이 우선 취업하거나 유리하도록 조치를 취하겠다”며 “세종시 문제에 대해 아무런 정치적 의도가 없다. 이 대통령이 오랜 생각 끝에 ‘사과하고 부끄럽다’고까지 말한 진정성을 믿어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이창기 선진대전창조포럼 공동대표 등 토론 참석자들은 “행정부처가 빠지면 앙꼬(소) 없는 찐빵이다. 행정비효율은 핑계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이날 대전 KBS 앞에는 자유선진당 당원 60여 명이 나와 정 총리가 탄 버스를 향해 계란을 던졌다. 이재선 권선택 김창수 임영호 의원 등 자유선진당 의원 4명은 정 총리를 만나 “지방언론을 이용하려는 것 아니냐”고 항의했다.

정 총리는 심야토론 녹화 뒤 총리 취임 이후 세 번째로 세종시를 방문해 연기군 주민과 1시간가량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X’자를 한 마스크를 쓴 주민 50여 명은 행복도시 첫마을 아파트 사업현장에서 정 총리 일행이 도착하기 1시간 전부터 ‘원안고수’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했다. 정 총리는 주민간담회에서 “내년 1월 10일이면 발전방안(대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발전방안 제시 이전에 충청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정 총리의 발언을 세 차례나 제지하는 등 차갑게 반응했다. 일부 주민은 “에쿠스 대신 쏘나타를 갖고 와서 타라고 하면 타겠느냐”고 따졌고 간담회 도중에 “더는 못 듣겠다”며 간담회장을 떠나기도 했다. 정 총리는 “여러분과 사실상 첫 만남인데 서운하고 자존심 상해서 정부를 못 믿겠다는 것은 이해한다. 그러나 에쿠스를 쏘나타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쏘나타를 에쿠스로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 1월에 초안이 나오면 다시 찾아올 테니 (그때는) 저희를 그냥 보내지 마시고 진지한 대화를 했으면 좋겠다”며 재방문 의사를 전달했다. 정 총리는 14일 정부중앙청사에서 자유선진당 의원 및 충남지역 시민단체 대표들과 만날 예정이다. 또 이번 주말에 다시 충청지역을 방문하는 등 앞으로 세종시와 충청권을 자주 찾아 적극적으로 여론 조성에 나설 계획이다.

조원동 세종시 실무기획단장은 “처음에는 만나지도 않으려고 했던 분들이 어떻게 됐든 만났고 불상사 없이 대화를 이어갔으며 다음번 대화의 통로를 텄다”고 말했다. 한편 대전지역 대학 총장들은 13일 정 총리와의 조찬 간담회에서 세종시에 공동 캠퍼스를 짓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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