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공무원노조 민노총 가입에 자괴감”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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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워크숍서 엄정대응 방침 밝혀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공무원 노조의 민주노총 가입과 관련해 깊은 유감과 함께 엄정한 대응 방침을 표명했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24일 여권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17일 경기 과천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장차관 워크숍에서 이 대통령이 공무원 노조와 관련해 ‘대통령으로서 자괴감을 느낀다. 정부부터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당시 대통령이 ‘인기에 연연하지 않겠다. 국가 백년대계를 위한 정책에는 적당한 타협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는데 그 이면에는 세종시뿐 아니라 공무원 노조의 행태를 시정해야 한다는 의지가 깔려 있다고 보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당시 워크숍에선 세종시 문제보다는 노조 관련 발언과 토론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의 언급은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폐지와 복수노조 허용 등에 대한 임태희 노동부 장관의 보고와 이에 대한 참석자들의 토론이 있은 뒤에 나왔다고 한다. 이날 오전 참석자들은 13년 동안 미뤄온 전임자 및 복수노조 문제를 이번에 해결해야 한다면서 주로 민주노총 산하 민간기업 노조의 문제점을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한 참석자가 “공무원 노조도 같은 식 아니냐.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민간기업들에 바람직한 노사관계를 주문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하자 이 대통령이 이 같은 반응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한편 당시 워크숍에서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발표 도중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한국 교육이 가장 경쟁력이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높게 평가했다”고 말하자 이 대통령이 반농담조로 “기러기 아빠도 세계 1위잖아”라고 말해 잠시 어색한 분위기가 됐다고 한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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