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北태도 변화? 환상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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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8월 20일 03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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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왼쪽)가 19일 동아뉴스스테이션에 출연해 남북관계에 대한 본인의 견해를 밝히고 있다. 황 전 비서가 국내 언론사의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종승 기자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왼쪽)가 19일 동아뉴스스테이션에 출연해 남북관계에 대한 본인의 견해를 밝히고 있다. 황 전 비서가 국내 언론사의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종승 기자
황장엽 前北노동당 비서, 동아뉴스스테이션 출연 첫 방송 인터뷰

현대그룹-北 5개항 합의는‘김정일이 다 해결’선전용


“북한이 중국식 개혁 개방을 할 의지가 있습니까? 30년 동안 안 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핵무기를 버릴 것입니까? 절대 버리지 않습니다. 북한이 변한 것은 없습니다. (북한이 변한다는) 환상을 가지고 남북관계가 경색됐다, 개선됐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나는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는 19일 동아일보의 인터넷 방송뉴스프로그램인 ‘동아뉴스스테이션’에 출연해 최근 북한의 태도 변화 움직임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북한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불러 교류협력 5개항에 합의한 것에 대해 “북한이 ‘김정일만 만나면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된다’고 선전하면서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을 통해 경제적 이득을 취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또 현대아산 억류 근로자 유성진 씨(44)를 석방한 것도 “북한이 그를 억류해 얻을 이익이 없었다”고 말했다.

황 전 비서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평가해 달라는 앵커의 질문에 “나는 김 전 대통령을 만난 일도 없고 이야기를 나눈 적도 없지만 돌아가신 것에 애도의 뜻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그의 정책이 어떻다 하는 것은 하느님이 결정하실 것이고 하느님 앞으로 가셨으니 하느님과의 대화가 잘되길 바랄 뿐”이라고 에둘러 말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의 대북 햇볕정책이 북한 정권을 연명시키며 인민들의 고통을 연장시켜 왔다고 비판해 왔다.

황 전 비서는 조만간 출간할 저서 ‘민주주의와 공산주의’를 소개하며 “북한 수령독재주의 사상이 남한에도 영향을 주어 청년들 사이에서 북한 수령독재를 지지하고 김정일을 숭배하는 사람이 자꾸 불어나고 있다”며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고 집필 이유를 밝혔다.

황 전 비서가 1997년 4월 입국한 이후 12년 동안 국내 언론사의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7일 국내 언론사로는 처음으로 동아일보를 방문해 북한을 연구하는 기자들의 모임인 ‘남북한포럼’ 회원들을 상대로 ‘북한 민주화 전략’을 주제로 강연했다.

▶본보 10일자 A1·3·4면 참조

▶“北 무력시위 상대하지 말고 정치 사상 경제 고립시켜야

▶“친북좌파가 국민을 청맹과니 만드는데 왜 반격을 못하나

▶“北민주화 위한 NGO-탈북자 역할 강화에 여생 바칠 것”
이날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 14층에 있는 스튜디오에 나온 황 전 비서는 첫 방송 출연자답지 않게 자신이 구상한 북한 민주화 전략의 핵심을 설득력 있게 전했다. 그는 방송 전 얼굴화장을 하면서 “난 이런 것 처음”이라고 쑥스러워했지만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화장을 지울 땐 “늘 이렇게 해주면 좋겠다”고 말해 주변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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