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국방, 軍복무 단축 재검토 요청했었다

  • 입력 2009년 7월 22일 02시 55분


“병력운용 차질”… 靑서 반대

국방부가 ‘국방개혁 2020’ 수정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사병의 복무기간을 늘리는 방안을 심도 있게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국방부는 6월 국방개혁안 수정안을 확정 발표하기에 앞서 병 복무기간을 단축해서는 안 되는 이유 등을 담은 검토 자료를 청와대로 보냈다. 국방부는 이 자료에서 ‘저출산 등으로 병력이 크게 줄어드는 상황에서 복무기간까지 단축할 경우 병력 운용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복무기간을 너무 단축할 경우 사병을 훈련시킨 뒤 쓸만해지면 제대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취지로 복무기간 단축에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군 안팎에서는 한국 사회의 저출산 현상으로 2020년에 한국군 병력 규모가 50만 명 이하로 자연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당시 국방부는 ‘이상희 국방부 장관(사진)이 사병의 복무기간을 늘리기를 원한다’면서 복무기간을 늘리는 방안에 대한 청와대의 견해를 물었지만 청와대는 반대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결국 최종 확정된 국방개혁 2020은 2008년부터 병 복무기간을 단계적으로 줄여 2016년 5월까지 18개월로 단축하도록 했다. 이와 관련해 국회 국방위원장인 한나라당 김학송 의원 등 여야 의원 10명은 4월 현역병의 복무기간 단축이 필요할 경우 소관 상임위인 국방위에 사전 보고하도록 하는 등 군 복무기간 단축 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의 병역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군 복무기간 단축이 대선이나 총선 때 정치권의 공약으로 남발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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