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아사히 ‘김정운 사진 오보’ 해명 논란

  • 입력 2009년 6월 11일 06시 56분


일본 TV아사히가 10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내정된 3남 정운 씨 사진이라며 보도한 화면(왼쪽). 이 사진의 주인공은 인터넷 무속인 카페 운영자 배모 씨인 것으로 밝혀졌다. 배 씨가 자신이 운영하는 카페에 올린 사진 원본.
일본 TV아사히가 10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내정된 3남 정운 씨 사진이라며 보도한 화면(왼쪽). 이 사진의 주인공은 인터넷 무속인 카페 운영자 배모 씨인 것으로 밝혀졌다. 배 씨가 자신이 운영하는 카페에 올린 사진 원본.
일본 TV아사히가 단독 보도했던 '김정운 사진'의 입수 경위에 대해 12일 "한국 당국 관계자로부터 사진을 입수했다"고 밝혔다가 이날 오후 5시경부터 "한국 국내의 신뢰할 만한 인물로부터 사진을 입수했다"고 말을 번복했다. 오보에 이어 정정보도까지 정정함에 따라 TV 아사히의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TV아사히는 11일 전날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부각된 3남 정운 씨의 최근 모습이라며 보도한 사진이 한국인 배모씨로 밝혀지자 "다른 사람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시청자에게 사과했다.

TV아사히는 이날 낮 뉴스에서 "한국 당국 관계자로부터 사진을 입수했고, 북한 관계자로부터도 사진 속 인물이 정운 씨일 확률이 90%라는 말을 듣고 사진을 보도했다"고 보도 경위를 해명했다. 이어 방송은 "그러나 그 후 한국의 여러 언론사가 정운 씨가 아닌 다른 사람의 사진이라고 보도해서 재차 확인했다"며 "그 결과 한국에 사는 남성이 현지 언론에 '이 사진은 내 사진'이라고 말한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TV아사히 광보부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다시금 보도의 기본으로 되돌아가 확인 작업을 철저히 하겠다. 시청자와 관계자들에게 오해를 준 데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지만 보도자료에서도 "한국 당국의 관계자로부터 이 사진을 입수하고, 북조선 지도부에 가까운 관계자들의 확인작업을 바탕으로 방송했다"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한국 당국 관계자가 사진을 건넸다"는 TV아사히의 해명이 오보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과 함께 외교적 문제가 될 소지가 커지자 민감한 표현을 "한국 국내의 신뢰할 만한 인물로부터 사진을 입수했다"고 정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주한 한국대사관은 "'한국 당국'이 한국 정부를 특정하는 것이라면 정부 관계자 누구도 사진을 건낸 일이 없다"며 사실 관계를 분명히 해줄 것을 TV아사히에 요구했다.

TV아사히 측은 "'한국 당국 관계자'라 표현했을 때는 좀더 넓은 의미의 신뢰할 만한 기관의 사람을 뜻한 거고, 그것도 '관계자'이지 '당사자'가 아닌데, 마치 한국 정부 사람으로부터 받은 것처럼 오해를 초래할 우려가 있어 표현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 관계자로부터 입수한 것인 아닌 것인지에 대해서는 부정도 긍정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터넷 뉴스팀

TV아사히 광보부가 11일 낸 보도자료 전문

'김정운씨로 보이는 사진'의 정정에 대해

폐사의 어제 'ANN 뉴스'(11:45~12:00)와 '슈퍼J 채널'(17:53~19:00)에서 '김정운 씨로 보이는 사진'이라고 방송한 사진은, 다른 사람일 가능성이 극히 높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정정과 함께 시청자, 관계자 여러분에게 깊이 사과합니다.

한국 당국의 관계자로부터 이 사진을 입수하고, 북조선 지도부에 가까운 관계자들의 확인작업을 바탕으로 방송했습니다만, 방송 후 복수의 한국 미디어로부터 '다른 사람이 아닌가'란 지적을 받았습니다. 이 때문에 재차 확인 작업을 실시한 결과, 다른 사람일 가능성이 극히 높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폐사는 오늘 낮 'ANN 뉴스'에서 정정과 사과 방송을 실시하고, '와이드 스크램블'과 '슈퍼J 채널'에서도 방송 대응할 예정입니다.

결과적으로 확인 취재가 미흡했던 것을 중대하게 받아들입니다. 다시 한번 보도의 기본으로 돌아가 확인 작업을 철저히 하겠습니다. 정정과 함께 시청자 여러분, 그리고 관계자 여러분에게 오해를 준 것을 깊이 사과 드립니다.

TV아사히 광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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