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적 비즈니스 협력 기반 구축”

  • 입력 2009년 6월 1일 02시 54분


정상들, 기업인 만나 투자간담회

■ CEO 서밋 어제 개막

“한국토지공사는 캄보디아 시하눅빌 지역의 중·장기 종합발전구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간 저희가 쌓은 국제항 개발 노하우를 살려 이 지역에 한국기업 전용 해안공단 설립을 추진해보고자 합니다.”(이종상 한국토지공사 사장)

“해안지역을 개발하는 아이디어에 찬성합니다. 계획을 긍정적으로 검토해 캄보디아 개발위원회에 전달하겠습니다. 현재 캄보디아에 건설 중인 뉴타운과 고층빌딩도 한국 덕분에 가능했으니까요.”(훈 센 캄보디아 총리)

한국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10개국의 최고경영자(CEO)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한-아세안 CEO서밋’이 31일 제주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내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이틀간의 일정으로 개막했다.

1일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개최에 앞서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이 서밋에서는 공식 세션과 별도로 아세안 정상과 현지 진출 한국 기업인들 간의 소그룹 간담회가 진행돼 큰 관심을 끌었다. 현재 아세안 10개국에는 4000여 개의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지만 기업들이 각국 정상과 비즈니스 현안을 직접 논의할 기회가 마련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각국 정상-기업인 개별 간담회

이날 아세안 정상과 기업인들은 국가별로 마련된 별도의 방에서 둘러앉아 약 1시간 동안 현지 사업의 애로사항과 건의안을 주고받았다. 기업인들은 각자 2분 정도 회사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아피싯 웨차치와 태국 총리는 윤영두 아시아나항공 사장, 김쌍수 한국전력공사 사장, 심규상 두산중공업 사장 등 10여 명의 한국 기업인을 만났다. 윤 사장은 태국 정부가 올 12월로 끝나는 한국 비행기에 대한 공항착륙료 할인 기간을 연장해 줄 것을 요청했다. 천영길 현대자동차 상무는 “태국 정부가 2007년 작은 차 생산업체에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를 도입한다고 했지만 아직 검토 수준에 머무르고 있고 그나마 일본 기업에만 유리하다”며 “한국 기업도 사업에 참여할 기회를 갖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황장환 SK E&C 상무는 “태국에서 친환경 에너지사업을 하려고 하는데 정부 규제가 많아 어렵다”며 규제 완화를 건의하기도 했다. 아피싯 총리는 “이번 미팅에서 나온 의견을 반영해 조화로운 정책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응우옌떤중 베트남 총리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서종욱 대우건설 사장 등과 면담을 가졌다.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는 1일 김인수 삼성탈레스 사장, 박준형 효성 사장 등과 만날 계획이다. 이번 간담회에는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5개국 정상이 참여할 예정이었으나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입국이 당초 일정보다 늦어져 인도네시아를 제외한 4개국 정상만이 간담회를 갖게 됐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이번 간담회를 통해 한-아세안이 투자, 교역, 기술, 자원 등의 부문에서 실질적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B2G(기업-정부)’, ‘B2B(기업-기업)’ 네트워크 기반이 마련됐다”며 “특히 아세안 지역에서 진행되는 자원개발 사업에 참여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아세안 번영, 기업인 손에 달렸다”

이날 서밋에 참석한 국내외 CEO는 700여 명. 제주공항은 31일 오전까지도 서울과 아세안 각지에서 속속 도착한 CEO들과 이들을 마중 나온 인파로 북적였다.

‘변화, 도전, 그리고 아시아의 번영을 위한 협력’을 주제로 진행된 서밋의 개회사는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맡았다. 손 회장은 “올해는 한국과 아세안이 협력관계를 수립한 지 2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라며 “현재 세계가 전례 없는 경제위기를 맞아 빠른 패러다임 변화를 겪고 있는 만큼 신흥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세안 정상을 대표해 개회식 기조연설을 맡은 아피싯 태국 총리는 “‘어려울 때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고 했던 이명박 대통령의 말처럼 크고 작은 위기를 이겨낸 한국과 아세안 국가들이 힘을 모아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만들자”며 “한-아세안 고급인력의 자유로운 이동을 통해 각국 청년층과 중소기업이 역량을 강화할 수 있게 하자”고 제안했다.

이날 서밋은 ‘세계경제 전망과 아시아의 역할’(제1세션)과 ‘무역투자활동을 통한 공동번영 방안’(제2세션) 등 2개로 나뉘어 3시간 동안 진행됐다. 1일에는 ‘변화하는 세계와 기업의 성장전략’ 및 ‘녹색성장을 위한 정부와 기업의 과제’를 주제로 3, 4세션이 이어진다. KOTRA와 제주특별자치도가 진행하는 한국투자환경설명회도 열린다.

서귀포=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