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영결식… 봉하마을서 다시 봉하마을로 ‘1000㎞ 여정’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5월 27일 02시 49분



발인 → 경복궁 영결식 → 서울광장 노제 → 화장장 → 다시 봉하로
추모글 적힌 1000여개 만장, 경찰차 10여대 운구차 호위
영결식 1시간가량 진행, 시민들도 식장 참석 가능
운구차 청와대 앞 잠시 멈춘뒤 영원히 안식할 고향마을로

13번째 국민장으로 치러지는 29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은 하루 종일 빠듯하게 진행된다.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발인제를 시작으로 서울 경복궁 흥례문 앞뜰 영결식,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노제, 화장장 이동, 장지인 봉하마을로 되돌아오는 과정을 하루 만에 소화해야 한다.
정부와 장례위원회가 장례위원, 장례식 참석자 범위 등 구체적인 절차를 논의하고 있다. 장례 일정을 미리 알아본다.
○ 봉하마을 발인제
29일 오전 5시 시신이 안치된 봉하마을 광장에서 발인제를 연다. 시신이 영결식장으로 떠나기 전까지의 의식이다. 당초 오전 6시로 예정됐으나 빠듯한 일정을 감안해 1시간 앞당겼다. 발인제가 끝나면 운구차는 3km가량 떨어진 진영읍 본산리 본산공단 입구까지 최대한 속도를 낮춰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선도차량 바로 뒤 검은색 리무진에는 ‘V’ 모양으로 국화 장식을 하고 그 뒤로 유족과 노무현 정부 인사, 조문객이 뒤따른다. 운구차와 조문객 사이로는 노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색깔인 노란색 만장(輓章) 1000여 개를 조문객이 들고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만장에는 고인의 넋을 기리는 추모 글이 적힌다.
봉하마을에서 서울까지 400km가량은 고속도로로 이동한다. 고속도로에서는 경찰차량 10여 대가 운구차를 호위하고 국민장 장의위원회, 유족, 장의위원 대표단 차량, 예비 차량이 뒤따라간다. 양재 나들목을 지나 서울시내로 진입한 뒤에는 사이드카가 앞뒤에서 노 전 대통령을 모신다.
○ 오열의 영결식과 노제
영결식은 오전 11시 경복궁 흥례문 앞뜰에서 시작된다. 지난해 건국 60주년 기념식과 2006년 최규하 전 대통령 국민장 영결식이 치러진 곳이다. 현재 광화문 복원 공사로 친 울타리를 최대한 광화문 쪽으로 옮겨 식장 공간(길이 80m, 너비 100여 m)을 확보했다.
영결식장에는 4층 계단형의 제단이 준비된다. 하얀 천으로 덮은 뒤 국화꽃 수천 송이로 제단을 꾸민다. 이명박 대통령 내외와 3부 요인, 내외 귀빈, 국민장 장의위원회 관계자 등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국민장인 최 전 대통령의 영결식과 식순은 비슷하다. 운구차가 경복궁 내로 들어오면 군악대의 조악(弔樂) 연주, 국민의례, 묵념,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의 고인 약력 보고, 공동장의위원장(한승수 국무총리, 한명숙 전 총리)의 조사가 이어진 뒤 아들 노건호 씨 등 유가족이 헌화한다. 노 전 대통령의 생전 모습이 영결식장의 대형 스크린에 방영되고 마지막으로 3군이 조총 21발을 발사하는 것으로 1시간가량의 영결식은 마무리된다.
식장을 빠져나온 운구차는 노제가 치러지는 서울광장까지 광화문 일대 4km가량을 서서히 이동한다. 경복궁 동문∼청와대 입구∼동십자각∼광화문∼세종로 사거리∼서울시청 앞 서울광장까지다. 집무실이 보이는 청와대 입구에서 운구차는 잠시 멈춰 선다.
서울광장 노제에는 많은 직장인과 일반 시민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영결식 과정은 TV로 생중계된다.
○ 고향 사저 근처에 영면
노 전 대통령의 시신은 오후 3시경 경기 수원시 연화장에서 화장을 한다. 화장과 분골 절차는 1시간가량 진행된다. 화장이 끝나면 운구차는 화장장을 출발해 오후 7시 반경 다시 봉하마을로 돌아온다. 노 전 대통령의 유골함과 영정은 인근 봉화산 정토원에서 이틀 밤을 보낸다. 삼우제인 31일 유골함은 작은 비석과 함께 사저에서 서쪽으로 30m, 생가에서 뒤편으로 100m 떨어진 야트막한 언덕 장지에 묻힌다.
○ 경찰 갑호비상
경찰은 영결식 당일 ‘갑호비상 근무체제’(전 경찰 비상대기)를 가동할 방침이다. 경복궁 일대에는 200개 중대의 경찰력을 배치하고 경찰통제선 전면에는 30개 중대를 투입할 예정이다.
경찰은 노 전 대통령의 영결식 장소가 최종 결정됨에 따라 26일부터 각종 경비, 경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영결식 당일 수많은 인파가 모인 가운데 질서가 유지되지 못하면 순식간에 경복궁 앞 광화문 일대가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해=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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