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 왜 왔어… 미친×” 유명환 장관 국회서 막말 구설수

  • 입력 2009년 4월 29일 03시 02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처리된 22일 외교통상부 유명환 장관(사진)과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비준동의안 통과를 저지하던 민주당 천정배 의원에게 막말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두 사람은 당시 여야 의원들이 박진 외통위원장 주변으로 몰려가 설전을 벌이는 소란이 발생하자 마이크가 켜진 것을 모르고 대화를 나눴다. 김 본부장은 외통위 소속이 아닌 천 의원이 보이자 유 장관에게 “천정배는 왜 왔나”라고 물었다. 이에 유 장관은 “여기 왜 들어왔어. 미친 ×”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야 의원들이 몸싸움을 벌이자 유 장관은 “이거 기본적으로 없애 버려야 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대화 내용은 그대로 녹취돼 국회 인터넷 홈페이지 영상회의록에 떠 있다.

천 의원은 2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사석에서는 나라님도 욕하는 게 다반사이니 ‘미친 ×’ 운운은 그냥 넘어갈 수 있지만 ‘이거 없애 버려야 해’라고 한 발언은 국회를 무시하고 없애 버리겠다는 반민주적 발언이므로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장관은 이날 외교부 기자실을 찾아 “몸싸움이 벌어지고 의사봉이 떨어지는 이런 몸싸움이 없어져야 한다고 무심코 혼잣말을 한 게 오해를 샀다”고 해명했다. 유 장관은 또 막말 부분과 관련해 “신중치 못한 처신을 한 것에 대해 천 의원에게 공개적으로 정식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외통위를 소집해 발언 경위를 따져 책임을 묻기로 하는 한편 유 장관을 국회 모독죄로 고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유은혜 부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사진기자들에게 욕설을 하고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깽판 국회’라고 막말을 하는 등 이명박 정부 관료들의 국회 모독 행태가 고스란히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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