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지원 ‘링’ 밖에서 뛰는 3人

  • 입력 2009년 4월 28일 02시 55분


정몽준 목욕탕 알몸유세로 단일화 맞불

“탕에 사람이 별로 없네….”

27일 오후 울산 북구 청곡동의 한 대중목욕탕. 옷을 훌훌 벗고 욕실로 들어간 한나라당 정몽준 최고위원(사진)은 욕실 안에 10명 남짓만 있자 다소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간단히 몸을 씻은 정 최고위원은 탕에 들어가 사람들과 악수하며 “한나라당 기호 1번 부탁드린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의 얼굴을 알아본 사람들은 놀라면서도 무척 반가워했다.

이 지역 소방관인 김병완 씨(37)는 “이곳 선거에 열심이라더니 여기까지 올 줄은 몰랐다”며 “알몸으로 찾아오니 믿음이 간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지도부가 4·29 재·보선에서 정 최고위원에게 울산 북과 경북 경주 국회의원 재선거를 맡긴 뒤 그는 자신의 선거가 아님에도 ‘온몸을 던져’ 당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 24일부터 울산과 경주를 오가며 선거운동에 전념해온 그는 이날도 경주 지역 유세를 마치고 울산으로 돌아오자마자 목욕탕을 찾았다. 그의 측근은 “정 최고위원이 오전 7시 현대자동차 앞 출근길 유세를 시작으로 하루 14시간씩 유권자를 만나고 있다”고 전했다.

정 최고위원에게 이번 재·보선은 당내 입지를 넓히고 장차 대선 출마로 가는 길을 닦을 수 있는 기회다. 두 곳 모두에서 승리한다면 이번 선거의 최고 공로자로 꼽히며 당내 목소리를 키울 수 있다. 하지만 진보진영이 후보단일화를 이룬 울산 북이나 부동층의 향배를 알 수 없는 경주 모두 선거 막판이 되도록 결과를 전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 투표까지 남은 하루가 정 최고위원에게도 ‘피 말리는 하루’일 것 같다.

울산=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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