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선거의 여인’으로 변신

  • 입력 2009년 4월 27일 14시 36분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 동아일보 자료사진.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 동아일보 자료사진.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이 4·29 재보궐선거에서 '선거의 여인'으로 뜨고 있다.

나 의원이 지원 유세를 가는 곳마다 청중들이 몰려들면서 한나라당 후보들의 지원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당 핵심 당직자는 최근 나 의원에게 "선거의 여왕(박근혜 전 대표)이 없으니 선거의 여인이 한 표라도 더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는 후문이다.

한나라 당에서도 나 의원의 '청중 동원 능력'이 가장 높다고 보고 있다. 당 사무처의 한 관계자는 "나 의원이 지원 유세를 온다는 문자를 보고 유세장으로 나오는 유권자들이 500명은 넘는 것 같다"며 "지도부 의원들보다 더 청중을 모으는 힘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15일 울산 북구 정자동 활어직판장 지원 유세 때는 수십 명의 상인들이 "악수나 한번 해보자"며 몰려드는 진풍경까지 벌어졌다. 각 후보 사무실에서도 시도당에 "나 의원을 한번만 더 보내 달라"고 요청을 하고 있다.

조영삼 경북도당 사무처장은 "나 의원의 얼굴이 TV를 통해 많이 알려져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나 의원을 반가워한다"며 "표심에 어떤 영향을 줄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유세장 분위기를 살리는 데는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나 의원은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 인천 부평을, 울산 북구, 경북 경주 등을 돌며 하루 두 차례 이상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당 지도부가 접전지역에 게릴라식으로 그를 투입하고 있는 것이다. 부평을에 출마한 한나라당 이재훈 후보 측은 "나의원의 유세가 가장 호소력이 컸다"며 유세 장면을 녹화해 차량에서 TV화면으로 반복해 내보내고 있다.

나 의원이 선거 유세에 계속 차출되는 바람에 그가 간사로 활동 중인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24일 법안심사 소위가 27일 오전 7시 반으로 연기돼 야당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연예인급 외모' 덕을 보고 있다"는 평도 있다.

박정훈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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