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당국자 내일 접촉…北, PSI-개성공단 연계 가능성

  • 입력 2009년 4월 20일 02시 58분


PSI 참여 발표 또 연기

정부는 21일 개성공단 사업과 관련한 남북 당국간 접촉을 갖자는 북한의 제의를 수용해 김영탁 통일부 개성공단사업지원단장 등 약 10명을 개성공단에 파견키로 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군사 채널이나 6자회담 채널이 아닌 남북 당국간 대화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본보 18일자 A1·2면 참조

▶정부, 인질안전 고려 ‘PSI’ 고심

통일부 이종주 부대변인은 19일 “정부는 이번 당국간 접촉이 국민의 신변 안전과 개성공단의 안정적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무홍 개성공단관리위원장은 18일 방북해 북측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관계자들과 만나 실무적인 문제를 협의하고 북측이 제기할 의제가 정확하게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 의제와 관련해 정부 당국자는 “현지에서 21일째 조사를 받고 있는 현대아산 직원 A 씨의 귀환 문제는 반드시 논의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북측이 우리 정부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전면참여 계획 철회를 요구하며 개성공단 통행 차단 등의 위협 조치를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19일로 예정했던 PSI 전면참여 발표를 기한을 정하지 않고 연기했다. 이런 방침은 18일 오전 이명박 대통령이 주재한 긴급 관계장관 회의에서 결정됐다. 이 대통령은 “원칙을 확고하게 지키되 상황에 대처할 때는 종합적이고 전략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남북 당국간 접촉 결과를 본 뒤 발표 시기를 결정하기로 했다”며 “정부 전체 차원에서 남북대화 진행 등의 요소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당국자는 “정부의 PSI 참여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며 “PSI는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므로 남북관계와는 별개”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당초 15일 PSI 전면참여를 발표하려다 이날이 북한의 최대 경축행사일인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인 점 등을 감안해 19일로 발표 시기를 늦췄었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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