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세습’ 선동 주역 최익규, 黨 선전부장에

  • 입력 2009년 3월 23일 02시 56분


언론정책 지휘… 3대세습 길닦기 나선듯

각종 문화예술과 미디어를 독재정치 유지에 활용해 온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공석이던 노동당 선전선동부장에 최익규 전 문화상(76·사진)을 임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 부장은 김 위원장이 과거 아버지 김일성 주석의 권력을 물려받기 위해 당의 선전선동 기능을 강화할 때 활발하게 활동한 인물이어서 이번 인사가 김 위원장의 3대 세습을 위한 사전 포석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2일 김 위원장이 북-중 친선의 해를 맞아 피바다가극단에서 제작하고 있는 가극 ‘홍루몽’을 현지에서 지도했다면서 “김기남 노동당 비서와 장성택 최익규 김양건 당 부장,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이 동행했다”고 보도했다.

정부 당국자는 “최 부장이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 출신이고 줄곧 문화예술계에서만 활동해 공석인 선전선동부장에 임명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 부장은 1971년부터 피바다가극단 연출가로, 1979년 만수대예술극장 창작부장으로 일하면서 영화 ‘꽃파는 처녀(1972년)’를 제작하는 등 김 위원장이 후계자로서 문화예술을 통한 인민대중의 혁명의식 고취와 김일성 유일독재체제 강화에 주력할 당시 현장에서 일했다.

김 위원장은 이 같은 선전선동을 통해 김 주석을 신격화하고 부자 세습을 정당화해 1974년 후계자로 내정됐으며 1980년 공식 후계자 자리에 올랐다.

최 부장은 1988년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에 임명됐다가 2003년 내각으로 옮겨 문화상(장관)에 올랐다.

2005년 건강상의 이유로 은퇴했으나 8일 실시된 제12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으로 선출되면서 복귀한 것으로 보인다.

당 선전선동부장은 북한의 언론 정책과 실무를 관장하고 있어 김 위원장이 최 부장과 이재일 제1부부장에게 부자 3대 세습 등 후계 구도 구축을 염두에 두고 ‘언론플레이’ 강화를 주문했을 가능성이 있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