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개성 길 또 막았다

  • 입력 2009년 3월 14일 02시 58분


사흘만에 아무 설명 없이 다시 통제… 南인력 250명 귀환 못해

북한이 13일 개성공단에서 남측으로 귀환하려는 우리 측 개성공단 관계자 250명의 통행을 막았다. 이에 따라 9일에 이어 남측 인력이 북한 지역에 억류되는 일이 다시 발생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은 13일 오전 방북과 오후 귀환 각 3차례씩 예정됐던 인원과 차량의 경의선 육로 통행 신청을 아무 설명 없이 허용하지 않았다.

북한의 이 같은 조치로 이날 오전 경의선 육로를 이용해 개성공단으로 들어가려던 한국인 611명과 차량 352대가 발길을 돌렸다. 또 오후에 개성에서 남측으로 귀환하려던 250명(중국인 2명, 호주인 1명 포함)과 차량 107대가 내려오지 못했다.

이날 현재 북한 땅에 있는 남측 인원은 개성공단 733명, 금강산 35명, 평양 1명 등 모두 769명이다. 주말인 14일에도 307명이 개성공단으로 들어가고 397명이 나올 예정이지만 북한이 이를 허용할지는 불투명하다. 이는 13일 통행을 못한 사람들과는 별개의 인원이다. 현재 개성공단 통행을 위해선 사흘 전에 명단을 북한 측에 통보하게 돼 있다.

북한이 14일에도 통행을 차단할 경우 15일인 일요일에는 통행 자체가 없는 날이어서 억류 상태는 월요일인 16일까지 계속될 수 있다.

정부는 13일 오후 6시 반경 통일부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북한 측에 깊은 유감을 표시하고 통행 차단 행위는 남북간 합의서 2건과 북한 스스로 제정한 ‘개성공단지구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북한이 10일 경의선 육로 통행을 허용하자 아무런 안전대책 없이 개성공단 관계자들의 개성행을 허용한 정부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12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개성공단 내 남측 인원 억류 사태 재발에 대한 의원들의 우려에 “재발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북한 측에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요구하거나 민간 기업인 등에게 당분간 방북 자제를 권고하는 등의 조치를 따로 취하지는 않았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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