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전여옥 의원 폭행범’ 작년 훈장 추천

  • 입력 2009년 3월 2일 03시 00분


전여옥 의원 눈에 출혈 흔적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 측이 폭행을 당한 전 의원의 왼쪽 눈 주위를 1일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해 공개했다. 눈두덩이 부어 있고 눈 위쪽에 할퀸 자국이 있다. 눈동자는 빨갛게 충혈돼 있으며 결막(흰자 부위)에 출혈 흔적이 보인다. 사진 제공 전여옥 의원 측
전여옥 의원 눈에 출혈 흔적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 측이 폭행을 당한 전 의원의 왼쪽 눈 주위를 1일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해 공개했다. 눈두덩이 부어 있고 눈 위쪽에 할퀸 자국이 있다. 눈동자는 빨갛게 충혈돼 있으며 결막(흰자 부위)에 출혈 흔적이 보인다. 사진 제공 전여옥 의원 측
“부산민가협 대표로 부산인권센터 설립 기여”… 행안부 반대로 무산

인권위, 부산인권센터에 1525만원 지원하기도

행안부 “반미시위 등 논란 있어 인권상 제외”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을 폭행한 혐의로 1일 구속된 부산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대표 이정이 씨(68·여)가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대한민국인권상의 최고상인 국민훈장 수상자로 추천됐으나 행정안전부의 거부로 훈장 수여가 무산된 것으로 밝혀졌다.

행안부에 따르면 인권위는 지난해 11월 “이 씨가 부산 민가협 대표로 활동하면서 우리 사회의 인권 향상에 노력해왔으며 부산인권센터 설립에 기여했다”며 포상자로 최종 추천했다.

그러나 당시 보수단체를 중심으로 국가보안법 폐지와 주한미군 철수 운동에 적극 참여한 이 씨가 훈장을 받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반대 여론이 나왔다.

이에 심의를 맡은 행안부는 “사회적 논란이 된 후보자에게 포상하는 것은 ‘정부포상 업무지침’상 요건에 맞지 않는다”며 훈장을 줄 수 없다고 결정했다.

행안부의 이 같은 결정에 인권위는 다른 후보를 재추천하지 않아 지난해 인권상 국민훈장 수여자는 없었다.

안경환 인권위원장은 지난해 12월 10일 서울 종로구 W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세계인권선언 60주년 기념식에서 “공정한 심사를 통해 결정한 후보를 행안부가 훈장 추천 대상에서 제외한 것에 깊은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밝히는 등 행안부 결정에 반발하기도 했다.

대한민국 인권상은 인권위가 매년 수여하는 상으로 제정 첫해인 2006년엔 전 민가협 상임의장인 임기란 씨가 국민훈장을 받았다.

그동안 인권위는 민가협과 이 씨가 공동대표로 있는 부산인권센터에 각종 지원을 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인권위는 2004년과 지난해에 모두 1525만 원을 인권단체협력사업 명목으로 부산인권센터에 지원했다. 또 2002, 2003, 2006년에도 연구용역 등의 명목으로 모두 5881만 원을 민가협에 지원했다.

이 씨는 1989년 5월 동의대 사태 때 화염병을 투척해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로 구속돼 실형을 선고 받은 김모 씨(42)의 어머니로 이 씨는 아들이 구속되자 민가협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인권위 부산지역사무소 이광영 소장은 동의대 부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이 씨가 대표로 있는 부산 민가협의 사무국장을 지냈다.

인권위 측은 “이 씨가 폭행 사건에 휘말린 것을 인권상 추천과 연결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밝혔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동아닷컴 정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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