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北 ‘인권 지옥’ 그대로 두고 通美 어렵다

  • 입력 2009년 2월 2일 02시 58분


로버트 우드 미국 국무부 대변인 직무대행은 지난달 29일 “북한 인권상황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상당히 우려하고 있는 사항”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 인권문제가 미국이 북한과의 관계를 어떻게 진전시킬 것인지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 과정의 한 부분이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퇴진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등장에 고무돼 있을지 몰라도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 인권에 관한 신속한 언급을 통해 북한의 착각을 깨우쳐 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북한은 오바마 대통령 취임과 함께 미국과의 직접대화를 통한 핵협상과 대미관계 개선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지난달 30일 “남북 사이의 정치 군사적 대결 상태 해소와 관련한 모든 합의를 무효화 한다”고 일방적으로 합의 파기를 선언한 것도 그런 기대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협박이자 ‘통미봉남(通美封南)’을 노린 낡은 수법이다.

북한 인권 상황은 세계 사회주의 국가 가운데서도 최악이다. 김정일 독재정권의 학정과 배고픔을 견디지 못해서 수많은 주민이 목숨을 걸고 탈북하고 있다. 북에서 체제와 관련한 범죄자들을 수용하는 정치범 수용소들은 기아 공포 폭력 고문 죽음이 일상화한 생지옥이다. 한미 양국 정부는 북한의 당국자들과 대화를 하더라도 이런 최악의 인권 상황을 결코 용인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해두어야만 역사의 죄인이 되지 않을 수 있다.

북한은 오바마 행정부의 출범을 전후해 대남 협박을 쏟아내고 있지만 한미 양국은 이런 ‘쇼’에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북한의 억지와 약속 불이행을 용인하면서 북한의 변화를 바라는 것은 ‘우물에서 숭늉 찾기’나 마찬가지일 뿐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이 핵과 인권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보여주지 않는 한 관계 개선이 이뤄질 수 없을 것임을 더욱 확실히 인식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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