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동아논평]MB, 불편한 사람들과도 만나야

  • 입력 2009년 1월 23일 15시 25분


동아논평입니다.

'MB, 불편한 사람들과도 만나야'라는 제목으로 이진녕 논설위원의 논평이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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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의원들은 최근 오바마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로부터 집중적인 구애를 받았다고 합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핵심 의원 10여명에게 전화를 걸기도 했고, 비서실장을 비롯한 그의 측근들은 수많은 공화당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거나 찾아가기도 했다는 것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조만간 있을 공화당 하원의원 모임에도 참석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미국은 현재 여당인 민주당이 상원과 하원 모두에서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오바마 대통령이 야당 의원들에게 이렇듯 '열렬한 구애작전'을 편 이유는 뭘까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협조는 물론이고 국정이 원활히 굴러갈 수 있도록 도움을 구하려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명박 대통령도 이런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당선인 시절 국회는 물론이고 야당 당사 네 곳을 찾아가 지도부를 만나는 성의까지 보였습니다. 대통령 취임 후에는 몇 차례 야당 대표들을 청와대로 초청했고, 정치권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청와대에 정무수석을 두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처럼 야당을 상대로 열렬한 구애를 폈다는 흔적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의례적인 접촉이었다고나 할까요. 그나마 지금은 민주당 측이 기피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소통이 불통된 상태입니다.

이명박 정부는 지금 경제위기 극복과 사회적 갈등 치유라는 고난도의 두 가지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정권의 성패와도 직결된 난제들로, 정부가 아무리 강한 의욕을 보이고, 여당이 아무리 많은 의석을 갖고 있더라도 야당의 협조와 국민의 동참이 없으면 해결이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선택이 뻔합니다만, 과연 이명박 정부는 그렇게 하고 있습니까.

박관용 전 국회의장의 지적처럼 우리의 대통령들은 청와대만 가면 편한 사람들만 만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대통령은 국가 원수이자 정치인 중의 정치인입니다. 불편한 사람들과도 기꺼이 만나야 합니다. 더구나 야당은 국정 운영의 파트너입니다. 가능하면 자주 야당 지도자들과 접촉해 대화하고 협조를 구한들 손해 볼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경제위기 극복도, 사회적 갈등 치유도 불편한 사람들과의 접촉을 통해 실마리를 풀어가야 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변화를 지켜보겠습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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