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아파치헬기 대체 전력 A-10 → F-16 변경

  • 입력 2009년 1월 14일 03시 02분


“탱크 킬러 다 빠지면…” 전력공백 우려

“A-10 정비 문제 발생” 해명… 아프간 전환배치 가능성

“원거리 타격용 F-16, 근거리용 A-10 대체 힘들어” 지적

미국이 3월 미 본토로 철수하는 주한미군의 아파치공격헬기 1개 대대(24대)의 대체전력으로 당초 한국과 합의한 A-10공격기 대신 F-16전투기를 배치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A-10기 배치계획 왜 취소됐나=한미 군 당국은 13일 기자회견에서 미군의 일부 A-10기에서 발생한 정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A-10기의 검사 및 정비 작업이 필요하게 돼 불가피하게 F-16전투기로 대체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미 양국은 지난해 11월 주한미군의 아파치헬기 1개 대대를 미 콜로라도 주의 포트카슨 기지로 빼가는 대신 A-10기 12대를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건완(공군대령) 합참공중작전과장은 “지난해 12월 제20차 안보정책구상(SPI) 회의에서 A-10기의 정비문제가 최초로 제기된 뒤 한미 간 협의를 거쳐 기종 교체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선 단순한 정비문제를 들어 A-10기의 배치계획이 갑자기 취소된 것은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많다. 한미 양국이 “사전에 긴밀한 협의를 거쳐 아파치헬기를 A-10기로 교체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한 지 두 달 만에 합의를 번복한 것은 다른 이유 때문이 아니냐는 의문이다.

일각에선 버락 오바마 차기 미 행정부가 아프가니스탄전쟁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만큼 미군이 적진지와 지상 표적을 제거하는 데 효과적인 아파치헬기와 A-10기를 아프간에 증강 배치할 가능성이 커 F-16으로 대체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고조되는 전력공백 우려=주한 미7공군 참모장 마이클 챈들러 대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아파치헬기와 F-16전투기 모두 지상 전력을 지원하는 임무를 수행하며, F-16은 실전능력이 검증된 기종으로 한반도 방위에 중요한 억제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파치헬기의 대체전력으로 F-16전투기가 배치돼도 대북 억지력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원거리 정밀타격이 주임무인 F-16전투기가 근거리 지상공격을 전담하는 A-10기를 대체하기는 힘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A-10기는 아파치헬기와 함께 ‘탱크 킬러’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최전방에서 기갑부대를 제거할 수 있는 최상의 대체전력으로 평가된다. 조지프 필(중장) 미8군 사령관도 지난해 11월 “A-10기는 아파치헬기보다 탑재무장과 체공능력이 더 우수하다”고 말했다.

또 한미 양국은 아파치헬기를 대체하기 위해 F-16전투기 12대가 일단 9월까지 배치된다고 발표했을 뿐 이후 주한미군의 전력배치 계획은 한미 간 검토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혀 전력 공백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군 소식통은 “미국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주한미군을 공군력 위주로 본격 재편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군 당국은 아파치의 전력 공백이 장기화될 경우 중고 아파치헬기 도입사업 등 자구책 마련에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 동아닷컴 정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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