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청 ‘청와대 시계’ 놓고 서운한 감정?

  • 입력 2008년 12월 4일 02시 56분


與 “화합차원서 선물을”

靑 “예산깎여… 돈 내라”

“국회생활 20년 만에 여당이 청와대 시계를 사야 하는 경우는 처음 봤어요.”(한나라당 박희태 대표)

“청와대 기념품 예산이 운영위원회에서 깎였습니다. 이해해 주세요.”(정정길 대통령실장)

정 실장이 지난달 21일 한나라당 창당 11주년 기념식을 맞아 서울 여의도 당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박 대표는 청와대 시계 문제를 꺼냈다. 웃으면서 오가는 대화였지만 속내는 서운함이 묻어나는 듯했다.

당은 최근 청와대에 “정권 교체에 대한 자부심도 갖고 당청 일체감도 느낄 수 있도록 전국 핵심 당원들에게 ‘이명박 대통령’ 기념품 시계를 나눠줬으면 한다”면서 “시계를 2만 개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청와대에선 “개당 2만 원짜리인데 내년 예산이 깎이는 바람에 청와대에 돈이 별로 없다”며 “당에서 돈을 주면 주문해 줄 수는 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내년도 청와대 방문 기념품 구입 예산으로 8억5800만 원을 신청했지만 운영위 예산 심의 과정에서 2억5800만 원이 삭감됐다.

한 당직자는 “예산이 깎였다고 여당이 부탁하는 시계도 못 주느냐”면서 “당청 간에 화합할 수 있는 기회인데 섭섭하다”고 말했다. 당은 아직 청와대로부터 시계를 받지 못했고 청와대는 무상으로 주기는 힘들다고 얘기하고 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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