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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1월 19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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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을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18일(현지 시간 17일) 인터넷 화상통신을 서울에 연결해 한승수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에게 보고를 받고 지시를 하는 등 국무회의를 주재했다. 이 대통령은 또 국무회의를 통과한 법안들을 e메일로 전송받아 사인한 뒤 외교행낭(파우치) 편으로 국내에 보내도록 했다.
▽화상통신 국무회의=이날 국무회의는 상파울루 KOTRA 비즈니스센터에서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국무회의실을 연결해 20분간 이뤄졌다. 대통령이 해외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 것은 처음이다.
이 대통령이 화상회의를 한 곳은 KOTRA가 국내업체들과 화상상담을 하는 곳으로 42인치 대형 모니터가 마련돼 있다.
이 대통령은 서두에서 “브라질 방문과 페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문에 귀국에 며칠 더 걸린다”면서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법안들을 오늘 결재함으로써 총리가 국회에 보내는 시간에 지장(지체)이 없도록 이 자리에 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가 끝난 뒤 의결된 법안 등을 경호처의 보안조치가 이뤄진 e메일로 송부받아 상파울루에서 사인한 뒤 파우치 편으로 국내에 보내 국회에 제출토록 했다.
대통령이 해외에서 국무회의 의결안건을 송부받아 사인하는 것도 처음이다. 귀국 후로 사인이 미뤄질 경우 해당 안건 처리에 1주일 이상 시간이 더 걸리는 만큼 실물경제 회복을 뒷받침할 법안들을 신속히 처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청와대 측은 설명했다.
이날 이 대통령이 사인한 안건은 은행 외화예금을 1인당 5000만 원까지 예금보호 대상에 포함시키는 예금자보호법 시행령, 임대사업자 등록요건을 완화하고 무주택 서민들의 공공임대주택 건설에 대한 분납 임대주택제를 도입하는 임대주택법 시행령 개정안 등 11건의 대통령령과 48개 법률안 등 모두 61건이다.
▽“G20 합의 이행계획 잘 준비하라” “철도 파업은 철회토록”=이 대통령은 화상 국무회의에서 “이번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우리가 구체적 이행계획을 맡게 된 만큼 총리 주도하에 관계 부처가 잘 준비해 달라”면서 “국회에서도 관련 예산 등이 잘 처리되도록 야당을 설득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 총리는 이에 “내년 4월 열릴 2차 G20 회의에 낼 대안 마련을 위해 국내외 국제금융 전문가를 모아 태스크포스(TF)를 만들겠다”고 보고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한국을 떠나기 전에 무역금융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아 투자업자들이 애를 먹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 걱정했다”며 “수출업자, 수출을 위한 원자재를 수입하는 분들을 적극 지원해 외화유동성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또 “전국철도노동조합이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하며 파업하는 것을 국민은 납득하지 못할 것”이라며 “파업이 철회되도록 관계부처가 노력하라”고 지시했다.
이와 관련해 국토해양부는 철도노조가 예고한 20일 총파업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재균 국토해양부 2차관은 18일 발표문을 통해 “노사간 원만한 합의를 이뤄 예고된 파업을 즉시 철회하고, 철도 분야가 경제난 극복과 서민생활 안정에 앞장서 달라”라고 당부했다.
이 차관은 “필수유지업무제도와 대체인력 활용으로 철도 수송 기능이 유지될 수 있도록 운영하겠다”며 “대체 수송 수요는 버스, 항공 등 다른 교통수단으로 분담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와 서울시, 경기도, 코레일 등은 파업에 대비해 18일 합동특별교통대책본부를 설치하고 상황실을 가동하는 등 비상수송체제로 전환했다.
상파울루=박성원 기자 swpark@donga.com
이유종 기자 pe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