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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0월 23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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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 시설은 형편없고 축구공은 30년쯤 된 것처럼 낡아 보였다. 하지만 선수들의 배움에 대한 욕구가 굉장했고 집중력도 뛰어났다. 잠재력이 무척 크다고 느꼈다.”
서양인의 눈에 비친 북한 축구의 모습이다.
한국에도 잘 알려진 스위스 출신의 앤디 에글리(50·사진) 전 부산 아이파크 감독이 국제축구연맹(FIFA) 지도자 자격으로 최근 평양을 방문해 두 달간 체류하고 돌아왔다.
스위스 언론 매체인 ‘스위스인포’가 그의 평양 방문을 최근 보도했다.
에글리 전 감독은 2006∼2007시즌 부산 감독을 맡았다가 시즌 중인 지난해 여름 돌연 사표를 내고 떠났던 ‘괴짜’ 감독.
기사에 따르면 그는 한국에 있을 때 휴전선 철책 너머로 처음 북한 땅을 보았고 그때 언젠가 북한에 가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로부터 몇 달 뒤 FIFA에서 북한에 가보지 않겠느냐는 연락을 받았다.
그는 평양에 있는 두 대학의 축구부 지도를 맡았는데 행동은 엄격히 통제됐다. 휴대전화는 압수당했고 호텔에서 e메일을 쓸 수 없었다. 밤에는 외출할 수도 없었다.
그가 지도한 대학 축구부의 환경은 열악했다. 제대로 된 잔디구장 하나 없었고 축구 이론 교육을 위해 분필을 새로 구입해야 할 정도였다. 하지만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선수들의 눈빛은 형형했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북한 축구의 엄청난 잠재력을 확인했으며 20∼30년 후 북한 축구가 세계 최고 수준에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