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옥 “초등생에 과자주며 ‘대통령 욕해라’… ”

  • 입력 2008년 8월 6일 02시 59분


초등학생들이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적나라하게 욕설을 퍼붓는 모습과 글이 담긴 동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급속히 유포되고 있어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문제의 동영상은 한 어른이 초등학생들에게 욕설을 하도록 유도한 결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이 주장했다.

1일 자신을 ‘아름다운 청년’이라는 필명으로 소개한 한 누리꾼은 다음 아고라에 ‘충격 동영상: 마산 초딩들의 조계사 방명록’이라는 글을 올렸다.

동영상에서 서울로 배낭여행을 온 마산 초등학생 5, 6명은 촛불시위 수배자들의 조계사 임시천막 농성장을 찾아 방명록에 글을 남긴다.

이 글에는 ‘이명박 XXX’ ‘야 이 ○○, 니만 잘살면 다가’ ‘니가 그러면 난 널 살인하겠다’는 험악한 표현이 등장한다.

이에 대해 전 의원은 5일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사진)에 ‘아름다운 청년의 추악한 범죄’라는 글을 올렸다.

전 의원은 “학교 측에 따르면 문화체험학습으로 서울로 간 아이들이 조계사 앞을 들렀는데 어떤 아저씨가 아이들에게 종이를 주며 ‘이명박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적어라, 욕을 해도 되고 반말로 해도 된다. 비공개니까 걱정하지 말라’며 아이들에게 초코파이와 사탕을 줬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또 “동영상이 찍힌 것을 알게 된 아이들이 항의하자 그는 ‘혼자 볼 테니 걱정하지 마라. 방송도 안 되고 인터넷에도 안 올릴 거니까’라고 안심을 시켰다고 한다”고 했다.

그는 “교장선생님은 ‘누가 하나를 하면 경쟁하듯 하나를 더 하고 싶어 하는 아이들의 순수한 심리를 정치적 목적을 가진 어른들의 생각을 표현하는 데 이용한다는 것은 통탄할 일’이라고 했다”며 “‘아름다운 청년’이란 사람은 절대로 용서받지 못할 ‘추악한 짓’을 했다”고 비판했다.

전 의원은 “그(동영상 제작자)는 마치 광우병 공포를 조작했던 또 하나의 ‘PD수첩’을 만든 셈”이라며 “그는 그야말로 어린이들의 인격을 유린하고 순수한 동심을 더럽혔다. 다시는 이런 일이 우리 소중한 아이들에게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는 분노를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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