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최고위원 8명중 5명 “즉각 복당 반대”

  • 입력 2008년 4월 14일 03시 00분


친이명박계 의원들이 13일 부친상을 당한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왼쪽)를 위로하기 위해 빈소가 차려진 대구 경북대병원 영안실을 찾았다. 오른쪽부터 이방호 이재오 이재웅 안상수 박진 의원. 대구=연합뉴스
친이명박계 의원들이 13일 부친상을 당한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왼쪽)를 위로하기 위해 빈소가 차려진 대구 경북대병원 영안실을 찾았다. 오른쪽부터 이방호 이재오 이재웅 안상수 박진 의원. 대구=연합뉴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2일 선거기간 내내 머무르던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를 떠나 24일 만에 서울로 돌아왔다. 박 전 대표는 상경 당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앞으로 우리 정치는 국민의 뜻을 잘 받들고, 더 이상 실망시키지 말아야 합니다. 국민과 약속했던 것을 꼭 지키고, 국민이 믿을 수 있고 신뢰할 수 있는 정치로 거듭날 수 있도록 앞으로 더욱 열심히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는 11일 친박연대와 친박무소속연대의 ‘일괄 복당’을 강하게 요구했던 박 전 대표가 당 지도부를 압박하기 위한 글이라는 해석이 많다.

특히 친박무소속연대 측은 “총선 전 조건 없는 복당을 이야기한 만큼 가능한 한 빨리 한나라당에 복당 신청을 할 예정이다”는 방침이지만 본보가 13일 조사한 결과 이들의 복당을 결정하는 한나라당 최고위원들은 부정적인 의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복당 여부를 놓고 한나라당 지도부와 갈등이 불가피해진 박 전 대표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고위원회의 승인 거쳐야=친박무소속연대가 복당을 하려면 한나라당의 최고의결기구인 최고위원회의의 승인이 필요하다.

일반적인 경우 시도당의 승인만으로도 입당이 가능하지만 친박무소속연대는 당규에 규정된 ‘해당(害黨)행위자’에 해당돼 예외조항을 적용받는다. 한나라당 당원규정 5조에 따르면 ‘탈당 후 다른 정당 후보 또는 무소속 후보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경우 등 해당행위의 정도가 심한 자는 입당 신청을 한 경우 시·도당은 최고위원회의의 승인을 얻어 입당을 허가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최고위원 중 ‘당장 복당’ 찬성 없어=본보가 13일 확인한 결과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의 위원 8명 중 연락이 닿은 7명 가운데 5명이 친박무소속연대의 즉각 복당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 2명은 명확한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강재섭 대표가 당장 복당에 반대하고 있어, 친박무소속연대가 복당을 신청하더라도 최고위원회의 안건에 올리지 않고 계속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강 대표와 안상수 원내대표는 총선 후 일관되게 “인위적으로 무소속을 입당시키는 것은 총선 민심을 왜곡시키는 것이다”며 반대 의견을 분명히 해왔다. 정몽준 전재희 최고위원과 이한구 정책위의장도 “화합이 필요하지만 (복당 문제가) 시간을 다투어서 할 일은 아니다”며 조기 복당에 반대하는 의견이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김학원 최고위원은 “가능한 한 같이 가야 하지만 좀 더 지켜보자”고 말했고 한영 최고위원은 “아직 의견을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형근 최고위원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편 이번 총선에서 4선이 된 남경필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집권 여당의 국정 동반자는 친박연대가 아니라 야당인 통합민주당”이라며 “당 내외에서 벌어지고 있는 친박연대와 친박 무소속 당선자들의 입당 여부 논란은 이제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