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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4월 1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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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울의 48개 선거구에서는 한나라당이 40곳에서 당선돼 압승했다. 통합민주당은 7곳, 창조한국당은 1곳에서 당선자를 냈다.
자유선진당과 친박연대,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은 서울의 지역구에서 단 한 석도 건지지 못했다.
2004년 17대 총선 때는 열린우리당이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에 힘입어 서울에서 32석을 차지했으며 한나라당은 16석에 그쳤었다. 이번 총선에서 한나라당의 서울 성적표는 탄핵 바람이 거세게 몰아쳤던 4년 전 열린우리당의 성적을 훨씬 상회하는 것이다.
이로써 한나라당은 영남이나 호남 등 지방에 비해 지역색이 두드러지지 않은 서울에서 대선에 이어 총선에서도 연이어 압승을 거두는 쾌거를 이루게 됐다. 한나라당이 예상 외로 영남, 충청권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도 전체 의석의 과반수를 차지하게 된 것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의 이 같은 선전 덕분이다.
하지만 지역구 1, 2위 후보들의 득표 상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48곳 중 15곳에서 득표율 5%포인트 이내의 격차로 승부가 갈렸을 만큼 치열한 접전 지역이 많았다.
여야 거물들의 한판 승부로 초미의 관심을 모았던 종로와 동작을에서는 한나라당 박진 정몽준 후보가 각각 민주당 손학규 정동영 후보를 물리쳤다. 이곳에서의 승패에 따라 박진 정몽준 후보는 정치적 위상이 점프하면서 당내 입지를 다지게 됐다. 반면 손학규 정동영 후보는 애초 목표로 했던 서울에서의 민주당 쌍끌이 바람몰이에 실패하면서 전반적으로 민주당의 저조한 서울 성적표로 이어졌다.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한나라당 이재오 후보는 은평을에서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에게 패했다. 이재오 의원은 18대 국회 원내 진출에 실패함에 따라 당권 도전은 물론 당내 입지가 급속히 약화될 위기에 내몰리게 됐다.
문 후보는 선거 기간 내내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한반도 대운하에 대한 반대를 내세워 쟁점으로 몰아갔다. 서울 은평을은 창조한국당이 전국에서 유일하게 건진 지역구다.
서울에서 여성 후보들 간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중구에서는 한나라당 대변인 출신으로 전략 공천된 나경원 후보가 여유 있게 선진당 신은경 후보를 물리쳤다. 비례대표 여성후보 간 대결이 펼쳐진 영등포갑에서는 한나라당 전여옥 후보가 민주당 김영주 후보를 눌렀다.
이 대통령의 대선 기간 캠프 대변인을 지낸 한나라당 진수희 후보와 민주당 정동영 전 대선후보의 대변인 출신인 최재천 후보가 맞붙어 ‘대변인들 간의 결전장’이 됐던 성동갑에서는 진 후보가 접전 끝에 승리했다.
예상대로 강남 벨트에서는 한나라당이 압승을 거뒀지만 송파병에서는 강남 벨트 중 유일하게 민주당 김성순 후보가 금배지를 달았다. 강남 지역의 한나라당 당선자들은 득표율 60%를 넘기는 강세를 보였다.
올드레프트와 뉴라이트 대결로 화제가 됐던 도봉갑에서는 정치 신인인 한나라당 신지호 후보가 열린우리당 의장 출신인 ‘민주화의 대부’ 김근태 후보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진보 진영이 서울 지역구에서 유일하게 당선을 기대했던 노원병에서는 진보신당 노회찬 후보가 한나라당 홍정욱 후보에게 3%포인트 차로 석패했다.
16대 총선 이후 세 번째 대결을 펼친 서대문갑의 한나라당 이성헌 후보와 민주당 우상호 후보 간의 리턴매치는 이 후보의 승리로 마감됐다. 이로써 이 후보는 세 번의 대결에서 2승 1패의 성적을 거뒀다.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상수(중랑갑) 후보는 아나운서 출신인 한나라당 유정현 후보에게 고배를 마셨고 신계륜(성북을) 후보는 언론인 출신인 한나라당 김효재 후보에게 밀렸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무수석비서관 출신인 민주당 중진 유인태 후보는 도봉을에서 박근혜 후보의 측근인 한나라당 김선동 후보에게 졌다.
이처럼 한나라당이 서울에서 압승하게 된 주요 원인은 경합 지역을 대부분 쓸어 담았기 때문이다. 이달 초까지 언론사가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서울의 경우 22곳이 우열을 가리기 힘든 접전 지역으로 분류됐으나 한나라당은 이 가운데 대부분의 지역구에서 승리했다.
서울에서 당선된 민주당 후보는 추미애(광진을) 최규식(강북을) 이미경(은평갑) 전병헌(동작갑) 김희철(관악을) 김성순(송파병) 박영선(구로을) 후보 등 7명이다.
서울의 정당득표율은 90.6%가 개표된 10일 오전 2시 현재 한나라당 40.5%, 민주당 28.1%, 친박연대 10.5%, 선진당 4.8%, 창조한국당 4.6%, 민노당 3.8% 등이다.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지역별 표심]인천- 경기
경기, 한나라 51곳 중 32곳 석권
인천, 민주 12곳 중 2곳만 당선
4·9총선에서 인천 경기 지역의 표심은 크게 요동쳤다.
17대 총선에서 인천 경기 지역은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역풍이 거세게 불면서 열린우리당이 44석을 확보해 17석을 얻은 한나라당을 2배 이상 차로 눌렀다. 이 지역에서의 압도적 승리는 열린우리당이 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
그러나 18대 총선에서는 과거 열린우리당이 차지했던 상당수 선거구가 한나라당으로 넘어가 한나라당이 41석을 얻었다.
▽인천=민주당은 인천 지역 8명의 현역 의원 가운데 송영길(계양을), 신학용(계양갑) 의원을 제외하곤 모두 의석을 지키지 못했다.
17대 총선 성적은 열린우리당 9석, 한나라당 3석이었다. 이후 각 당에서 탈당자 등이 나와 현재 의석 분포는 민주당 8석, 한나라당 2석, 무소속 2석이다.
그러나 이번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12석 중 9석을 확보하는 등 지역 판세가 크게 바뀌었다.
한나라당 황우여(연수) 후보, 이윤성(남동갑) 후보는 개표 초반부터 일찌감치 당선을 확정지었고, 개표가 진행되면서 박상은(중-동-옹진), 홍일표(남갑), 윤상현(남을), 조전혁(남동을), 조진형(부평갑), 구본철(부평을), 이학재(서-강화갑) 등 7곳에서 한나라당 후보의 당선이 확정됐다.
민주당 현역 의원인 한광원, 유필우, 문병호, 김교흥 의원은 모두 재선 도전에 실패했다.
그나마 서-강화을에서 당선된 이경재 후보 역시 한나라당을 탈당한 무소속이다.
인천 지역 정당득표율은 10일 오전 2시 현재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각각 39.9%와 24.5%로 지역구 당선자 9명과 2명에 비해 격차가 작았다.
▽경기=전국적으로 가장 많은 51석이 걸려 있는 경기도에서도 한나라당이 승리를 거뒀다.
17대 국회에서 경기 지역 의석 분포는 민주당 30석, 한나라당 16석, 친박연대 1석, 무소속 4석이다.
18대 총선 초기에 경기 지역 25석 안팎을 목표로 한 한나라당은 32석을 확보하는 대승을 거뒀다. 반면 민주당은 17곳에서 당선자를 내는 데 그쳤다. 이 밖에 친박연대가 1곳, 무소속 후보가 1곳에서 당선이 확정됐다.
한나라당의 경우 남경필(수원 팔달), 고흥길(성남 분당갑), 임태희(성남 분당을), 심재철(안양 동안을), 임해규(부천 원미갑), 이사철(부천 원미을), 차명진(부천 소사), 전재희(광명을), 이화수(안산 상록갑), 박순자(안산 단원을), 김영선(고양 일산서), 안상수(의왕-과천), 황진하(파주), 이범관(이천-여주), 원유철(평택갑) 후보 등이 당선됐다.
민주당은 김진표(수원 영통), 문희상(의정부갑), 이종걸(안양 만안), 원혜영(부천 오정), 정장선(평택을), 천정배(안산 단원갑), 최재성(남양주갑), 백원우(시흥갑), 김부겸(군포), 문학진(하남) 후보 등이 당선됐다.
민주당 이기우, 배기선, 김태년, 정성호, 제종길, 최성, 윤호중, 한명숙 의원 등은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한나라당을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출사표를 낸 한선교 후보는 용인 수지에서 한나라당 윤건영 후보를 눌렀고, 친박연대 홍장표 후보는 안산 상록을에서 한나라당 이진동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의 초기 ‘인사파동’과 공천 후유증으로 급속히 떨어졌던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세가 선거 막판으로 가면서 다시 결집되어 수도권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개표가 종료된 경기지역은 정당 득표율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각각 40.9%와 26.3%로 나타나 지역구 당선자 비율(한나라당 32석, 민주당 17석)과 비슷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신광영 기자 n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