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장보기를 전담할 경우 가계 지출이 약 5%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재택근무 남성의 경험 부족과 낮은 가격 민감도가 원인으로 꼽히며 부부간 소통이 해법으로 제시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재택근무 중인 남편이 장보기에 나서면 가계 지출이 약 5%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눈길을 끈다.
남편들은 아내에 비해 장보기 경험이 부족할뿐더러, 쇼핑할 때 사야 할 목록을 위주로 움직여 할인과 가격 비교 기회를 놓친다는 분석이다.
8일(현지 시간)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최근 전미경제조사국(NBER)은 재택근무가 가족 소비 행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집에서 쇼핑하기(Shopping from home)’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재택근무자들은 평소보다 구매 품목의 양과 범위를 약 10%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할인 상품 대신 비싼 제품을 선택하는 경향도 관찰됐다.
이러한 모습은 재택근무를 하는 가족 구성원이 ‘남성’인 경우에 높게 나타났다. 남성이 재택근무로 전환해 장보기를 분담하면 비슷한 제품을 사더라도 가계 지출이 약 5%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남편들, ‘사냥꾼’처럼 장본다
연구팀의 스테파니 존슨 조교수는 장보기에 익숙지 않은 남편들이 가격 비교와 할인 정보를 놓치는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남편들은) 장보기에 투입하는 전체 시간 자체가 적은데, 이는 쇼핑 중 휴대전화를 사용하거나 물건만 빠르게 집어 오기 때문”이라며 “가격을 꼼꼼히 비교하고 살펴볼 여유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가격 민감도 차이’도 지출 규모에 영향을 미쳤다. 2023년 유고브(YouGov) 설문조사에 따르면 여성은 식료품과 의류 등 기본 생필품 가격에 남성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또한 여성은 물가 변화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며 할인 혜택을 챙기도록 사회화된 반면, 남성들은 가격보다는 효율성을 중시하며 빠르게 매장을 벗어나려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목표를 빠르고 정확하게 달성하려는 ‘사냥꾼의 성향’과 같다는 분석이다.
● “중요한 것은 부부간 대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올슨 조교수는 “쇼핑을 직접 하지 않으면 물가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감각을 잃게 된다”며 “많은 이들이 자신의 소비 성향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정반대 성향의 상대와 결혼한다”고 설명했다.
대체로 ‘집안일’ 보다는 ‘바깥일’에 집중하는 남편으로서는 적정 가격을 판단할 정보 자체가 적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갈등을 줄이기 위해 부부가 가사 분담 및 가계 지출에 대해 대화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올슨 조교수는 “배우자와 돈 이야기를 하는 것이 매우 힘들 것이라 지레짐작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사실 대화는 생각보다 더 쉽고 효과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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