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김계관, 북핵 ‘제네바 해법’ 찾을까

  • 입력 2008년 3월 12일 02시 59분


13, 14일 양자협의… 핵신고 견해차 조율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이 13, 14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양자 협의를 갖는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10일 “힐 차관보가 성 김 국무부 한국과장 등 북핵 협상팀과 함께 13일 제네바를 방문해 북한 김 부상과 협의를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힐 차관보 일행은 14일 오후 제네바를 출발해 폴란드 바르샤바대에서 열리는 동아시아태평양센터 개소식에 참석해 연설할 예정이나 북-미 간 협상 내용에 따라 스케줄은 유동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힐 차관보와 김 부상은 이번 양자 협의에서 북한 비핵화 과정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핵 프로그램의 완전 신고에 관한 견해차를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핵심 쟁점인 북한의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문제에 대한 해법 도출 여부가 주목된다.

이 문제가 해결될 경우 미국은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고 적성국교역법 적용 대상에서 빼겠다는 약속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네바는 북-미 간 협상의 고비마다 돌파구를 마련해 준 전례가 있는 장소이기 때문에 이번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주미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1994년 제1차 핵 위기를 타결지은 곳이 제네바였고 지난해 9월 6자회담이 답보상태에 있을 때 북한의 연내 불능화와 신고에 대한 정치적 타결이 이뤄진 곳도 제네바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결과를 낙관하기는 어렵다. 미국 내 대북 강경파 사이에서는 “힐 차관보가 성과에 집착한다. 이미 존재가 밝혀진 UEP에 대한 어정쩡한 처리는 곤란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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