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거물들 탈당 강수 둘까

  • 입력 2008년 3월 7일 02시 47분


공심위원장 언제 오나… 총선 공천에서 탈락할 위기에 처한 통합민주당 설훈 전 의원이 6일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당사의 공천심사위원장실에서 박재승 공심위원장과의 면담을 기다리고 있다. 안철민 기자
공심위원장 언제 오나… 총선 공천에서 탈락할 위기에 처한 통합민주당 설훈 전 의원이 6일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당사의 공천심사위원장실에서 박재승 공심위원장과의 면담을 기다리고 있다. 안철민 기자
통합민주당 공천심사위원회가 ‘금고 이상 형 확정자 공천 배제’ 방침을 결정하면서 공천 탈락 예상자들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가장 큰 관심은 이들이 ‘탈당 후 무소속 출마’라는 초강수를 두느냐다.

박지원 전 대통령비서실장, 이용희 국회 부의장 등 상당수가 인지도 높은 중진급 인사인 데다 지역의 조직도 튼튼해 무소속으로 출마해도 당선 가능성이 낮지 않다는 관측이다. 벌써부터 ‘무소속 당선 후 재입당’ 시나리오까지 흘러나온다.

그러나 이들이 당장 탈당하기 보다는 공심위에 재심을 요구하는 등 후속 절차를 밟으며 탈당 명분을 쌓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 의원, 박지원 전 실장 등 호남지역 탈락 예상자의 경우 무소속 출마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김 의원은 6일 “주변 사람들과 상의해 볼 것”이라며 사실상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열어 놨다.

박 전 실장 역시 무소속 출마를 심각하게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전주덕진에 비공개로 공천을 신청한 신건 전 국가정보원장도 무소속 출마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의 선택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조언’이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 경우 이는 김 전 대통령의 의지로 받아들여져 호남 민심이 양분될 가능성도 있다. 반면 김 전 대통령이 이들의 탈당을 만류할 경우 민주당의 공천 파동은 수습 국면으로 접어들 수도 있다.

이용희 부의장의 경우 공심위 결정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지만 무소속 출마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이 부의장은 “지역 내 군수, 도·군 의원, 간부 당원 등과 상의해 다음 주 초까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인 안희정 씨는 이날 성명을 내고 “당과 공심위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공천을 못 받았다고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길은 걷지 않으려 한다”고 밝혔다. 안 씨는 이어 “(병자호란 등에 중국에 끌려갔던) ‘환향녀’가 조선에 돌아올 때 한강 상류 홍제천에서 목욕을 하면 모든 것을 새롭게 출발할 수 있도록 했다는 옛 얘기가 있다”며 “이번 탈락 결정이 저에게 마지막 홍제천이 되길 소원한다. 언젠가는 기회가 열리길 원한다”고 토로했다.

이상수 전 노동부 장관은 “당을 살리기 위한 지도부의 처절한 몸부림을 이해한다”면서도 “직접 국민으로부터 심판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 달라”고 말했다.

신계륜 사무총장은 신변 문제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신 총장의 경우 총선기획단장이라는 당의 중책을 맡고 있어 탈당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나온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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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박경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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