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처 장관들 취임하자마자 ‘현장 챙기기’

  • 입력 2008년 3월 3일 03시 00분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왼쪽)이 2일 오후 인천 동구 송현동 현대제철 공장을 방문해 박승하 현대제철 사장의 안내로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제공 지식경제부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왼쪽)이 2일 오후 인천 동구 송현동 현대제철 공장을 방문해 박승하 현대제철 사장의 안내로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제공 지식경제부
▼기업인 만나 ‘귀’열고▼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규제개혁 방안부터 논의”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 수장이 취임 후 첫 행보를 ‘기업인과의 만남’으로 정했다. 과거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들은 취임 직후에는 업무 파악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고 외부 인사와는 신용카드 사태 등 중요 현안이 있는 경우 제한적으로 만났을 뿐이다.

강만수(사진) 기획재정부 장관은 2일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기업인들을 만나 규제개혁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첫 외부 공식 일정을 시작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활동을 통해 재계의 건의 사항을 충분히 수렴한 만큼 지금까지 나온 각 과제의 추진 순서와 어떤 식으로 추진하는 게 효율적인지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강 장관은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크고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분류된 서비스업 분야의 규제개혁이 먼저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또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공장 설립 규제 완화 등 이미 규제 완화의 공감대가 형성된 분야에 대한 법 개정 작업도 정권 초기에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강 장관이 세부 정책을 추진하기 전에 기업인의 목소리를 들으려는 건 현 정부의 경제철학인 이른바 MB노믹스가 현장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청와대 확대비서관회의에서 “청와대에 들어오니까 자칫하면 현장 감각을 잃을 수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이는 매우 위험하며 현장 감각을 잃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대한상공회의소 박종남 이사는 “규제개혁과 관련해 그동안 많은 의견이 오갔지만 규제를 풀기 위한 실질적인 노력은 부족했다”며 “이번 만남이 산업별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공장 찾아 ‘발’로 뛰고▼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휴일에도 현대제철 방문

지난달 29일 열린 취임식에서 ‘사무실에만 있지 말고 발로 뛰는 현장중심 정책’을 강조하고 나선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이 취임 일성(一聲)대로 현장 챙기기에 먼저 나섰다.

이 장관은 휴일인 1일과 2일 이틀에 걸쳐 업무보고를 받은 뒤 2일 오후 인천 동구 송현동 현대제철을 방문해 관계자들과 최근 철근 가격 급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그의 현대제철 방문은 당초 예정에 없었으나 철강 수급 문제가 심각하다는 보고를 받고 이날 업무보고 일정을 아침으로 앞당긴 뒤 현장을 찾았다는 게 지식경제부 측 설명이다.

이어 서울 강서구 방화동 ‘방신시장’으로 이동해 상인들에게 체감 경기를 물은 뒤 재래시장 활성화 방안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그는 또 5일에는 반월·시화공단을 찾아 중소기업 경영자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불필요한 규제 완화에 대한 정책 아이디어를 수렴하는 자리를 잇달아 가질 예정이다.

한편 이 장관은 지난달 29일 취임식을 간단히 끝낸 뒤 곧바로 업무 파악을 위한 간부회의를 연 데 이어 휴일 이틀 동안 모든 실국에서 업무보고를 받는 등 강행군을 시작했다.

이 장관은 이 자리에서 ‘스피드’와 ‘성과 제일주의’를 누차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특히 “대통령이 현장을 강조하면서 많은 부처가 현장 챙기기에 나서겠지만 지식경제부는 단순히 현장을 찾는 이벤트성 방문이 아니라 해결책을 들고 찾아가는 현장 방문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와 함께 “공문서 투의 보고서는 사절한다”면서 “페이퍼에서 시작해 페이퍼로 끝나는 정책이 아닌 ‘현장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된 정책’을 만들라”고 지시했다.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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