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공천 신청 ‘기타 7명’의 정체는…

  • 입력 2008년 2월 27일 03시 00분


‘기타 7명.’

23일 마감된 통합민주당 공천 신청을 설명하는 보도 자료에는 낯선 수치가 눈에 띄었다.

공천 신청 사실의 비공개를 요청한 3명, 탈당 전력 때문에 ‘심사 후 입당허가’라는 조치가 내려진 4명을 가리키는 것이라는 게 민주당 관계자의 설명이었다.

신건 전 국가정보원장은 비공개 공천 신청자다. 그는 4·9 총선이 45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26일 현재 다른 예비후보들처럼 바닥을 누비는 선거운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

완산갑, 을 및 덕진구 등 3개 선거구가 있는 전북 전주에 공천을 신청했지만 다른 신청자들과 달리 지역구를 확정하지 않고 1지망, 2지망을 써 넣었다는 말이 민주당 안팎에 돌고 있다.

신 전 원장은 26일 전화 통화에서 “고향인 전주에 공천 신청을 했다. 비공개 신청자가 뭐라 말하긴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덕진구에 도전한다는 관측이 맞느냐”는 말에는 “전주에 냈다”는 설명만 반복했다.

덕진 출신의 채수찬 의원은 25일 전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 전 원장이 덕진구에 공천 신청을 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권유가 배경이라는 말을 (신 전 원장에게서) 직접 들었다”고 말했다. 채 의원이 바짝 긴장하는 것은 신 전 원장이 자신의 후원회장이기 때문이다. 채 의원 측은 “오랜 후원회장인 신 전 원장이 지난해 5월 열린 후원회 행사에 참석해 격려의 말을 했었다”고 말했다.

민주당에는 신 전 원장처럼 ‘비공개’로 신청한 후보자가 2명 더 있다. 당 사무처 관계자는 “비공개의 취지에 따라 누가 어디에 신청했는지는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밖에 ‘철새 정치인’이란 수식어가 따라다니게 된 4명은 김선미(경기 안성) 의원, 김영환(경기 안산 상록갑) 전 과학기술부 장관, 강운태(광주 남) 전 의원, 임홍채(광주 서을) 전 민주당 광주시당 사무처장이다.

이들의 복잡한 당적문제는 새천년민주당에서 열린우리당이 2003년 떨어져 나가고, 두 정당 소속의원들이 2007년 헤쳐모여 식으로 대통합민주신당을 만들었고, 2008년 민주당과 통합신당이 합당하는 과정에서 빚어졌다.

민주당은 이들에게 “그냥 복당시킬 수는 없다. 왜 당을 떠났고, 지금은 왜 다시 들어와야 하는지를 문서로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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