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만 단둘이…주말엔 밖으로…

  • 입력 2008년 2월 26일 03시 02분


■ 李대통령 청와대 생활

역대 대통령들은 청와대 생활이 그리 낭만적이지 않다고 토로한 경우가 적지 않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재임 시절 측근들에게 “당신들마저 퇴근하면 청와대는 적막강산”이라고 말한 바 있다고 한다.

이명박 대통령도 전임 대통령의 ‘고독’은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청와대 내 관저에서 단둘이 생활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그 대신 이 대통령 내외는 바뀐 환경에 최대한 빨리 적응하기 위해 당선인 시절 사용하던 각종 물품을 청와대로 들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쓰던 침대도 청와대로 옮겼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평소 뒷머리가 닿기만 하면 2, 3분 내에 잠이 드는 편이지만 숙면을 돕기 위해 사용하던 침대를 가져왔다”고 전했다.

‘역사를 바꾸는 리더십’ 등 이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에서 가까이 두던 책도 관저로 옮겨진다.

이 대통령의 청와대 내 동선은 이전 대통령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평소대로 오전 5시경 관저에서 기상한 뒤 주요 일간지 일독→트레드밀(러닝머신)에서 빠르게 걷기로 운동→관저에서 조찬→보고 청취 및 국무회의 참가 등의 일정으로 하루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수석비서관 회의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 간사단 회의처럼 오전 7시 반에 열려고 했으나 “그럴 경우 아랫사람들은 새벽부터 출근해야 한다. 특히 자가용 없는 사람들은 어떻게 하느냐”는 임태희 당선인 비서실장 등 참모들의 조언을 받아들여 오전 8시로 늦추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도 비서관들은 오전 7시, 행정관 등 실무자들은 오전 6시경에는 출근해야 한다.

이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밝힌 대로 주말에는 청와대 밖에서 머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선인 시절 지내던 서울 종로구 삼청동 안가가 유력한 후보다. 경호 관련 참모들은 여전히 반대하고 있지만 “사람을 편히 만나 운동도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이 대통령의 뜻이 워낙 강하다고 한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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