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수석 인선 막판까지 진통 거듭

  • 입력 2008년 2월 5일 03시 00분


설 특집프로 출연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 부인 김윤옥 여사가 4일 오후 KBS 1TV 아침마당 특집 프로그램을 녹화하기 위해 KBS 스튜디오에서 한복을 입고 포즈를 취했다. 선거 후의 생활과 가정 이야기 등을 담은 이 프로그램은 6일 오전에 방영된다. 연합뉴스
설 특집프로 출연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 부인 김윤옥 여사가 4일 오후 KBS 1TV 아침마당 특집 프로그램을 녹화하기 위해 KBS 스튜디오에서 한복을 입고 포즈를 취했다. 선거 후의 생활과 가정 이야기 등을 담은 이 프로그램은 6일 오전에 방영된다. 연합뉴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수석비서관 인선이 난항을 겪고 있다.

주호영 당선인 대변인은 4일 “내일 발표가 어려울 것이다. 10일은 돼야 발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두 자리 빼고는 확정된 것이냐’는 질문에 “좋은 사람이 생기면 또 바꿀 수도 있다”고 말해 10일 발표 때까지 인선 결과가 바뀔 가능성이 있음을 내비쳤다.

이처럼 최종 발표가 설 연휴 전에서 연휴 이후로 늦춰지고 유력 후보도 시시각각 변하는 것은 이 당선인이 찾는 ‘베스트 오브 베스트’ 적임자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한정된 인재풀로 여러 가지 ‘자리 조합’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일종의 ‘돌려 막기’로 유력 후보가 자주 바뀌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자리를 비워 두고 가더라도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을 때까지 찾으라’는 이 당선인의 인사 스타일도 인선의 산고(産苦)에 한몫을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낙점된 후보들=돌고 돌아 수석비서관 7자리 가운데 5자리는 이날 단수로 사실상 내정됐다. 국정기획수석비서관에는 곽승준(고려대 교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조정분과 위원, 민정수석비서관에는 이종찬 전 서울고검장, 사회정책수석비서관에는 박재완(한나라당 비례대표 의원) 인수위 국가경쟁력강화특위 정부혁신·규제개혁 태스크포스팀장, 인재과학문화수석비서관에는 이주호(한나라당 비례대표 의원) 인수위 사회교육문화분과 위원, 외교안보수석비서관에는 김병국 고려대 교수가 각각 내정됐다. 김 교수는 미국 하버드대 학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정치학으로 전공을 바꿔 석·박사 학위를 땄다.

이동관 인수위 대변인은 일찌감치 청와대 대변인으로 확정된 상태다.

▽바뀌지 않는 후보=비록 자리는 변했지만 수석비서관 후보에 늘 이름을 올린 인물들이 있다. 곽승준 위원, 박재완 팀장, 이종찬 전 고검장, 이주호 위원 등이 대표적이다.

곽 위원은 그동안 경제수석비서관과 국정기획수석비서관으로 거론됐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경제부처 차관으로도 거론이 된다. 이 당선인의 ‘정책 복심(腹心)’으로 어느 자리를 맡겨도 역할을 해낼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당선인 주변에서는 곽 위원을 두고 “전문 분야와 거리가 먼 경호팀에 넣어도 제 몫을 할 사람”이란 얘기까지 나올 정도다.

박 팀장은 국정기획수석비서관 유력 후보로 거론되다가 사회정책수석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한때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자신의 비서실장을 했던 박 팀장을 너무 아껴 청와대행(行)이 불투명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변수가 남아 있다. 이 당선인이 사회정책수석비서관에 여성을 앉히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이 당선인은 인선 실무진에게 최근까지도 “여성 후보를 찾아봐라”라고 지시했다. 10일 전까지 ‘여성 카드’를 찾을 경우 ‘수석 조합’은 또다시 변할 수 있다는 얘기다.

▽막판까지 고심하게 만드는 수석비서관 자리=정무수석비서관은 막판까지 난항을 겪고 있는 자리다. 이 당선인 주변에서는 “정무수석의 경우 많은 정치인을 상대해야 하는 자리라는 특성에 적합한 인물을 고르고 또 고르는 중”이라며 “최적임자를 못 구하면 일단 비워 놓고 총선 이후 임명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현재 김인규 당선인 비서실 언론보좌역, 박영준 당선인 비서실 총괄팀장, 이춘식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등이 검토 대상에 올라 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김중수? 김정수? 김경수?▼

경제수석 후보 이름 비슷한 3명 거론

당선인 측근조차 “솔직히 나도 헷갈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초대 경제수석비서관 인선을 놓고 이 당선인 측과 언론이 숨바꼭질을 하고 있다.

후보군에 오른 것으로 알려진 인물은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을 지낸 김중수 한림대 총장, 김정수 중앙일보 경제연구소장, 김경수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장 등이다. 이들은 모두 성이 ‘김’ 씨고 이름의 마지막 글자는 ‘수’ 라는 공통점이 있다.

4일 몇몇 일간지는 김정수 소장이 내정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 당선인 측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모호한 답변만 반복했다. 다른 핵심 측근은 “내가 알기로는 김정수 씨가 아니라 김중수 씨로 알고 있는데 언론에서 왜 그렇게 보도했는지…. 솔직히 나도 헷갈린다”고 말했다.

기자들이 핵심 관계자들에게 “가운데 자만 알려 달라”고 휴대전화로 문자를 보냈지만 돌아온 답변은 ‘종’ 한 자였다. 알려줄 수 없다는 얘기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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