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총선을 뛴다]<中>영남·강원

  • 입력 2008년 2월 4일 02시 45분


영남 “한나라 공천=금배지”… 현역 물갈이 폭에 더 관심

《영남과 강원을 아우르는 동부벨트는 전통적으로 한나라당의 강세지역이었다. 전국적으로 ‘탄핵 돌풍’이 불었던 2004년 17대 총선에서도 한나라당은 영남 지역 68곳 중 61곳, 강원 8곳 중 6곳을 휩쓸었다. 18대 총선을 앞둔 상황도 비슷하다. 오히려 주된 관심은 이 지역 한나라당 현역 의원들의 물갈이 폭이다. 한나라당에선 ‘영남 공천=당선’이란 등식이 뿌리 깊게 박혀 있기 때문에 당 공천을 받기 위한 정치 신인들의 도전이 어느 지역보다 거세다.》

특히 ‘섬’으로 불리는 비(非)한나라당 의원 지역구의 경우 당내 공천 경쟁이 ‘전쟁’이나 다름없다. 자유선진당으로 말을 갈아탄 곽성문 의원의 대구 중-남구에는 15명, 의원직을 상실한 김병호 전 의원의 부산 진갑에 15명, 불출마를 선언한 김용갑 의원의 경남 밀양-창녕에 11명, 대통합민주신당 조경태 신국환 의원이 버티고 있는 부산 사하을과 경북 문경-예천에 각각 6명, 11명의 한나라당 공천 희망자들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 지역에선 주자를 대폭 교체해도 당선은 떼어 놓은 당상이라는 기대가 있기 때문에 역대 선거에서 물갈이 폭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이번에도 ‘OOO 의원은 공천을 받기 힘들다더라’ ‘OOO 의원은 지역구 여론이 안 좋더라’ ‘OOO 의원은 당에서 손을 본다더라’는 등의 소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실제로 자신의 공천 여부에 귀를 쫑긋 세우며 좌불안석인 현역 의원이 적지 않다.

당의 한 관계자는 “영남과 강원 지역에선 내부적으로 전승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자칫 오만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몸을 낮추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영남 지역은 당 대 당 싸움보다는 한나라당 내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측과 박근혜 전 대표 측 간의 계파 싸움이 어떻게 귀결될지에 더 관심이 모아진다. 양 진영 모두에서 “어느 정도의 물갈이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말이 나오긴 하지만 구체적으로 누가 타깃이 되느냐를 놓고 물밑 싸움이 치열하다. 박 전 대표 측의 현역 의원에게 이 당선인 측근들이 도전장을 내민 지역(부산 사하갑, 경북 군위-의성-청송 등)이 많지만, 반대의 경우(대구 북갑 등)도 적지 않다.

이 당선인의 친형인 이상득(경북 포항남-울릉) 국회부의장의 거취도 영남권 총선 분위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듯하다. 일각에선 이 당선인의 측근인 이춘식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에게 지역구를 물려주고 이 부의장은 비례대표로 출마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이 부의장이 아예 불출마할 경우 이강두 의원 등 중진들에게 압박을 가해 세대교체를 이룰 것이라는 말도 있다.

강원 지역에선 대통합민주신당 조일현(홍천-횡성) 이광재(태백-영월-평창-정선) 의원이 한나라당 바람을 막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리는 이광재 의원이 ‘친노(親盧) 심판’ 분위기를 이겨내고 야당 의원으로 홀로서기를 할 수 있을지는 앞으로 노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와 관련해서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

동부벨트에서의 가장 큰 변수는 박 전 대표 측이 한나라당을 탈당해 독자 간판으로 총선에 뛰어들지다. 이 경우 총선 판도가 크게 출렁거릴 게 분명하지만 현재로선 그럴 가능성이 별로 없다는 게 중론이다.

이회창 총재가 이끄는 자유선진당이 보수 색채가 강한 영남 강원에서 얼마나 선전할지도 변수지만, 1996년 15대 총선 때의 자민련 돌풍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란 예측이 우세하다. 당시 자민련은 대구 지역 13곳 중 8곳에서 승리하는 등 선전을 발판으로 동부벨트 12곳에서 이겨 41석을 차지했다.

대통합민주신당은 영남 지역에서 깃발을 완전히 내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 속에서도 노 대통령의 고향 지역구(경남 김해을)를 비롯한 몇몇 전략지역을 사수하는 데 진력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공단 밀집지역인 울산과 경남 창원에서 17대에 이어 지역구 의원을 배출하는 게 지상과제다.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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